미래통합당은 8일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열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 총선 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번 경선에 나선 주호영 후보와 권영세 후보는 180석 거대 여당에 맞설 적임자가 자신이라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주 후보는 "절박한 집권 의지가 없었다. 상대방이 워낙 못하니 민심이 오지 않을까 하고 요행을 바랐던 것"이 선거 패배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 선거 관리도 실패했다. 축구로 치면 문전 처리가 중요한데 막말 파동이나 상대방의 결정적 실수를 모르고 지나갔다. 밉상이 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 후보는 "지금부터 대선후보 발굴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트로트가 낡았지만 '미스터 트롯'이라는 장치를 태우니 환영받지 않았나. 그런 식으로 후보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권 후보는 "4년 동안 우리 당이 민생과 관련해 소위 시그니쳐 정책이라고 할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며 정책 제시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집권 의지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추지 못했던 부분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우리 당의 모습이라면 떠오르는 게 강경투쟁, 장외투쟁밖에 없다. 일반 국민은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아스팔트로 나가겠지만, 국회에선 협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1대 국회에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대여 (원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180석의 거대 여당에 맞설 전략에 대해 주 후보는 자신의 풍부한 대여 협상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원내대변인, 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를 하면서 주로 상대당과 협상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했다.
권 후보는 "과거 협상 경험이나 기술이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선돼 협상 기술이 필요하면 주 후보에게 상의해서 배우겠다"고 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경험이 없어 하시는 말씀"이라며 재반박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두 후보는 차이를 보였다. 주 의원은 김 내정자와 양자 협상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 권 후보는 당 차원의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주 의원은 "당선자 총회에서 의사결정하고 저쪽이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한다"며 "선거 과정에서 파악한 여론은 기간을 조금 주고 비대위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권 후보는 "당선인 총의를 하루빨리 모아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갈지 조기 전당대회를 할지, 아니면 당에서 혁신위원회를 둬서 당분간 개혁에 매진할지는 여러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더 두드러졌다.
권 후보는 "심판이 선수가 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이종배 의원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또 주 후보가 과거 세월호 사태 손해배상과 관련해 '교통사고'를 빗댔던 점을 '설화'로 거론하며 "차명진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8년 동안 국회를 비운 공백기가 너무 길다 "왜 이렇게 성급하게 출마를 결정했느냐"며 권 후보의 낙선 이력을 꺼냈다.
주 후보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대구·경북(TK) 자민련'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여론에 권 후보가 동의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자기 지지 세력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것은 '해당 행위'로 제지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다"며 "자학적 발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