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이달 국내 자동차 수출량이 반토막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4월 수출량은 12만6589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어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이 사실상 마비된 여파다.
현대차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인도, 멕시코의 모든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서도 영업 중인 곳이 절반도 안 된다.
지난해 기준 생산물량의 61%가 외국으로 수출됐던 것을 고려하면, 수출량 감소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9000여 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협력사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감소에 더해 해외 완성차 업체 납품에도 차질을 입고 있다.
연합회에 따르면 부품전문업체들은 2월부터 매출이 급감하고 현금이 바닥났다.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임금 지불 유예와 삭감을 하고 있다.
여기서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 기업어음(매출채권) 현금화나 신규대출도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 생산액은 제조업 전체의 12%다. 부가가치는 9.4%, 수출액은 12.1%를 차지한다.
고용인원은 전후방 산업의 간접고용까지 감안하면 178만 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산업별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 중앙은행이 과감하게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소세 인하를 최소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취득세 인하도 고려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동차업계는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포드와 델타항공 등 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자 기업 대출과 회사채 매입 등에 2조3000억 달러(2806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업어음(CP), 회사채, 국채 매입을 위해 7500억 유로(1013조 원) 상당의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독일은 6000억 유로(810조 원) 규모의 경제안정화기금(WSF)을 조성했고, 일본은행(BOJ)도 CP 매입 한도를 2조2000억 엔(25조 원)에서 3조2000억 엔(36조 원)으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