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만에 상승했다. 장중 한때 1% 가량 급등하며 122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주말사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지만,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하락하면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희석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 가까이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약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세를 강화하며 28거래일째 매도에 나섰다. 어닝시즌을 맞아 이번주 17일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배당이 예정되면서 배당금 역송금에 대한 경계감도 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험선호 분위기가 희석된데다, 이번주 배당이 집중되면서 이에 대한 역송금 수요 우려도 컸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미국과 유럽에서 계속되고 있는데다, 주요국 중앙은행 등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이번주 중국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미국에서 소매판매가 발표될 예정인데다, 주요기업 배당도 집중돼 있어 원·달러 환율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원·달러는 1205원 내지 1210원을 저점으로 1220원 내지 1235원을 고점으로 등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1214.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20.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저가는 1214.0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6.9원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5거래일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0.0/1210.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2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배당금 역송금 자금 때문에 환율이 계속 올랐던 것 같다. 코로나19도 미국쪽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데다, (중앙은행 등이) 여러 대응책을 내놓곤 있지만, 실물경제가 나쁠 것이라는 예측이 크게 작용한 듯 싶다”며 “17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배당금액이 굉장히 많다. 이에 대한 부담감으로 원·달러는 1210원에서 122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지수선물이 하락하면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희석됐다. 이번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배당일정도 집중돼 있어 역송금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다시 3000억원 넘게 판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은 하방 지지력이 있을 것 같다. 이번주 중국 1분기 GDP와 미국 소매판매 등 실물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지표가 나쁠 것이기 때문이다. 배당금 역송금도 영향을 미치겠다. 이번주 원·달러는 1205원에서 1235원 사이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4시5분 현재 달러·엔은 0.61엔(0.56%) 떨어진 107.83엔을, 유로·달러는 0.0020달러(0.18%) 오른 1.095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85위안(0.12%) 상승한 7.051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4.94포인트(1.88%) 급락한 1825.7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954억57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는 28일째 매도세로 2015년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기록한 29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4년7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