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은행이 정리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17개국 중앙은행별 현금 사용 입장을 보면 인도 중앙은행 등 10곳은 현금사용 억제를, 영란은행 등 8곳은 현금사용 권고를, 한국은행과 중국 인민은행 등 9곳은 화폐방역 강화를 하고 나섰다.
2011년 발표된 학술연구에 따르면 독감 등 일부 바이러스는 특히 희석된 점액질 상태에서 은행권에 수일간 생존 가능하며, 신용카드, 주화 등과 같은 무공성 재질에서는 더 쉽게 전이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폐나 주화에서 수일간 생존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들어온 지폐를 최소 2주간 금고에서 보관하고 지폐 포장과정에서 150도 고열에 노출해 살균하는 등 최근 지폐로 인한 감염증 확산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화한 바 있다.
조병익 한은 결제연구팀장은 “코로나19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와중에 현금 사용에 대해 주요국별로 상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현금이나 화폐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려가 있으니 현금사용을 억제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한은은 현금이 주요 지급수단인 데다, 현금 이외 지급수단에 불편을 겪는 고령층 등의 금융포용 차원에서 이를 억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에 여행 및 외출 자제,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점 봉쇄 등 영향으로 현금사용이 감소하고 있다. 실제, JP모건체이스 은행이 미국 내 5000개 지점 중 1000개 지점을 임시폐쇄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했고, 캐나다 데자르뎅 은행이 퀘백과 온타리오주 내 872개 지점 중 523개를 임시 폐쇄하는 등 주요국 대형은행들이 지점 폐쇄와 함께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ATM 서비스 제한을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