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돋보기] 현대상선, 2010년 마지막 흑자…9년 누적 적자 4조 원

입력 2020-03-16 15:35 수정 2020-03-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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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한계기업 상황이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누적된 적자만 4조 원에 육박한다. 정부 지원으로 호전됐던 재무구조 역시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이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란 평가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점차 원가 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5조3335억 원에 328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보다 매출은 5.56% 늘었고 적자 규모도 소폭 줄었다. 순손실 역시 6661억 원으로 전년의 8015억 원 대비 1400억 원가량 감소했다. 다만 2010년을 마지막으로 좀처럼 실적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화물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해운사다. 컨테이너 운송이 매출 중 80% 중반을 웃돌며 나머지는 벌크화물 운송과 터미널 운영에서 발생한다. 2017년 2월 한진해운이 파산선고를 받은 이후 선복량 기준 국내 1위 컨테이너 원양선사가 됐다.

현대상선이 마지막으로 흑자를 낸 것은 2010년이다. 당시 매출 7조9777억 원에 598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후 작년까지 9년간 적게는 2500억 원대에서 많게는 8000억 원대 중반까지 영업손실이 계속됐다. 이렇게 작년까지 발생한 누적 영업손실만 3조9942억 원에 달한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운임 하락에 따른 고가 용선료 부담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까지 몰리며 파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파산 이후 최대 원양 국적선사의 잇따른 퇴출을 우려한 정부 지원에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 이행 약정을 체결하고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3조 원을 수혈했고 2023년까지 5조 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연이은 적자로 이자보상배율 선정 자체가 불가한 상태다. 부채비율 역시도 다시 악화하는 모습이다. 2015년 부채비율은 1863.8%였다가 정부 수혈로 2016년 330.2%로 급격히 줄었고 2017~2018년에는 260%대로 좀 더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3년간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에다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리스 부채가 새로이 부채총계로 잡히면서 작년 말 부채비율은 492.8%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추가적인 재무 수혈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부터 점차 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다음 달 12척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차례로 인도받아 유럽 노선 중심으로 투입한다. 또 새로 가입한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를 통해 신규 서비스를 개시한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스크러버 설치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원가 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12척에 2021년부터는 1만5000TEU급 선박 8척의 인도가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등 올해 하반기부터 체질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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