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대규모 감산 합의에도 코로나19 공포 여전

입력 2020-03-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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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원국 하루 100만 배럴, 비OPEC 하루 50만 배럴 감산 합의…국제유가는 하락세 지속

▲압둘아지즈 빈 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의 도중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빈/AP연합뉴스
▲압둘아지즈 빈 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의 도중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빈/AP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대응 차원에서 올해 2분기에 생산량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가 여전해 국제유가 하락을 막는데는 실패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하루 15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오는 6월 30일까지 OPEC 회원국은 하루 100만 배럴, 비(非) OPEC 국가는 하루 50만 배럴을 감축하는 내용이다.

OPEC이 합의한 감산 규모는 전문가 예상치를 넘어선 것이다. 앞서 OPEC 산하 기술위원회는 올해 2분기 추가 감산 규모를 하루 60만∼100만 배럴로 제시했다.

해당 합의안은 6일 빈에서 열리는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과의 모임인 OPEC 플러스(+)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마누엘 퀘베도 석유 장관은 “OPEC은 최종 결정을 위해 (비OPEC 국가인) 러시아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가 감산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러시아와 사전 합의 없이 OPEC이 감산을 발표하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의지가 크다고 NYT는 분석했다. 사우디는 유가의 계속된 하락에 감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유가는 올해 들어 23%나 급감했다.

▲브렌트유 가격 추이. 5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49.99달러. 출처 CNBC
▲브렌트유 가격 추이. 5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49.99달러. 출처 CNBC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유가 하락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OPEC은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 및 원유 수요 전망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3월 하루 380만 배럴의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폭 감소로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요 감소 수준을 넘어선다.

현재 OPEC+는 자발적으로 하루 210만 배럴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베네수엘라, 이란, 리비아 등 OPEC 회원국들이 경제 제재와 정국 불안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같은 원유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원유 가격이 추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합의대로 감산이 이뤄질 경우 세계 원유 공급의 4%가 줄어든다. 만일 OPEC이 러시아 설득에 실패할 경우, 유가 급락은 불가피해보인다고 NYT는 진단했다.

다만 OPEC의 감산 합의안 발표에도 유가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가 감산을 승인할지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코로나19가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88달러(1.9%) 하락한 배럴당 45.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1.14달러(2.2%) 급락한 배럴당 49.99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지난 2017년 7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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