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긴급 간부회의 개최 이후 3월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서면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 연준(Fed)이 50bp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한은의 실효하한 금리가 하락하고 정책여력이 확대됐을 것이라는 물음에는 “금번 연준 금리인하로 미국 정책금리가 국내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이로 인해 자본유출 우려 측면에서만 본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폭이 다소 넓어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실효하한은 자본유출 측면만 고려해 추정하는 것은 아니며, 실물경제 파급효과라던가 금융안정 측면의 부작용 등 여러 측면에서도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따라 한은도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라는 지적엔 원론적인 답변만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어서 통화정책만으로 그 영향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향후 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위 실기론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다. 금리인하보다는 선별적인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활용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어제 G7(주요 선진 7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뒤이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도 당장에 실물경제 진작효과를 기대한다기보다는 단기간내 급격히 확대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일차적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평가”라고 덧붙였다.
2월 경제전망이 낙관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경제전망은 이번 사태가 2분기 이후 점차 진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실제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금통위 기자회견) 이주열 총재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돼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성장전망의 불활실성이 한층 증대됐다”고 덧붙였다.
정부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은이 당장 국고채를 매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추경으로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다만 분산돼 발행될 경우 공급확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데다 최근 국고채 수요도 견실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금리상승압력으로 일부 작용할 수 있겠으나 회사채 등에 대한 구축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고채 발행이 늘면서 금리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검토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준은 향후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인하 및 인하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25bp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