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중앙 및 지방정부는 공장 재가동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둥관이나 중산과 같이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은 근로자들이 건강하기만 하면 격리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새로운 안전수칙을 충족한 공장들은 정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다. 생산 재개가 늦춰질수록 올해 중국의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 방지 못지않게 경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해 왔다. 전날에는 “질서 있는 업무와 생산 재개를 위해 노동자들의 복귀를 지원해야 한다”며 “저위험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4일 하루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508명과 71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174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6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바이러스 확산세가 둔화하자 일부 지방정부는 중대 돌발 공중위생 사건 대응 단계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중대 돌발 공중위생사건을 1~4급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앞서 광둥성과 산시성은 중대 돌발 공중위생 사건 대응 단계를 1급에서 2급으로 낮췄다. 간쑤성, 랴오닝성, 윈난성, 구이저우성도 1급에서 3급으로 대응 단계를 내렸다.
생산 현장도 점차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쑤·산둥 같은 지방 공장의 70% 이상이 현재 재가동됐으며, 저장성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앞서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능력은 지난 17~21일까지 약 50~6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같은 생산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할수록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다. 게다가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했으나, 감염자와 사망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전국적으로 이달 말에 절정이 올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반드시 전환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며 “사람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간 후에 전염병이 새로운 정점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연기를 결정했는데, 이것이 대중에게 ‘엇갈린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4일 상무위원회 16차 회의를 열고, 내달 5일 개막 예정이던 13기 3차 전인대를 연기하기로 결의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인민 군중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전인대 개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전인대 개최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