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판다”...투자 분야 전문화 PEF가 뜬다

입력 2020-02-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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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모펀드(PEF)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PEF가 투자하는 섹터가 전문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 투자 분야 전문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EF 운용 회사인 업무집행사원(GP)은 2018년 말 기준으로 256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집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PEF 설립·운용 관련해 규제 완화에 따라 GP의 숫자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GP가 만든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21개에 달한다.

PEF의 숫자가 급증할수록 투자자 유치를 위한 PEF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위 투자 전문화로 차별성을 두려는 PEF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거 1세대 PEF가 블라인드펀드가 대세였다면, 2세는 프로젝트 PEF, 3세대는 섹터 전문성을 갖춘 PEF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투자 분야를 전문성을 갖춘다는 게 쉽지 않지만, 이를 시도하는 PEF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이하 엘리베이션)가 전문성이 특화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엘리베이션을 이끄는 고든 조 대표는 미국 유명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TRG) 한국 대표를 역임했으며 20여 년간 식음료, 백화점, 화장품 등 소비재에 투자해 온 투자 전문가다. 그는 BHC, 창고43, 그램그램, 불소식당, 큰맘할매순대국 등 5개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린 후 성공적으로 투자회수(엑시트)하면서 시장의 이름을 알렸다. 조 대표가 2018년 로하틴 그룹의 한국 사업을 승계해 설립한 엘리베이션은 이달 초 어묵업체인 삼진어묵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업종이 M&A가 번번이 불발되거나 지연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엑시트에 성공했던 PEF”라면서 “전문성을 갖춰 해당 업종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 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PEF”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스타일’ 특화 PEF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발한 신생 PEF인 ATU파트너스도 최근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아시아 최초 e스포츠 사모투자 펀드를 결성한 데 이어 올 초에는 국내 최초 문화콘텐츠 프로젝트 펀드 조성까지 앞두면서 투자 전문성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ATU파트너스 대표인 박정무 대표는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에는 전문성이 특화된 PE가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없다”며 “e스포츠나 미디어 엔터, 소비재, 헬스케어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의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급성장하고 있는데 아직 고도화가 덜 되었다는 점에 착안해 그간의 경력을 통해 밸류업을 시킬 수 있는 전문성을 살린 PE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LP 유치에 강점이 될 수 있으나 반대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종 투자에서 특화가 되면 LP 모집에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해당 업종이 부진하게 되면 펀드 운용은 물론 회사도 업황에 희비를 같이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IT 전문 투자 PEF로 이름을 날렸던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코리아 경영권을 사들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외식업계 업황이 어두웠던 만큼 ‘반신반의’의 우려가 있었지만, 메뉴 개발과 고급화 전략 등을 통해 회사 밸류업에 성공, 엑시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PEF 시장이 성숙할 수록 전문성이 특화된 PE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긴 하지만 리스크 헤지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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