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 노선을 모조리 비운항으로 전환해 기간도 연장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매출 비중 50%에 달하는 노선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 한 해에만 무려 2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항공사들이 사실상 위기경영에 들어간 배경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대부분 비운항ㆍ감축한 데 이어 그 기간도 당초 계획보다 1~2개월 이상 연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26개 중국 노선 중 21개에 대해 비운항을 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24개 노선으로 늘렸을 뿐 아니라 비운항 기간도 당초 2월 말에서 3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스타항공, 에어부산도 각각 7개, 9개에 대한 전체 중국노선의 비운항 기간을 2월에서 3월까지로 늘렸다.
일부 중국 노선에 대해 비운항 및 감축 기간을 당초 3월 말까지 정한 제주항공은 최근 정상운행했던 중국 노선에 대해서도 비운항을 결정했다. 총 17개의 중국 노선 운항이 모두 멈춘 셈이다.
결과적으로 LCC는 100% 중국길 막혔다. LCC들은 일본 불매 운동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에 이어 중국 하늘길까지 막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노 재팬'과 '홍콩 민주화 시위' 여파는 이미 지난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돼, 국내 LCC들은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3, 4분기 일본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4.6%, 40%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홍콩 민주화 시위 여파로 홍콩 노선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항공은 여행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지난 한 해 동안 3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경영진들은 임금의 3분의 1을 반납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또한 각각 영업손실 192억 원, 491억 원을 기록했으며, 에어부산도 505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낼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비상장 LCC도 대규모 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LCC들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분기에 400억 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국토교통부 제재가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진에어도 1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우려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홍콩 여파가 회복되기도 전에 터진 신종 코로나 이슈로 항공수요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1분기 내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 하반기에는 그나마 상황은 나아지겠지만, 여객과 화물의 동반 회복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