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형 성장’ 제약사, 비결은 ‘자체개발 신약’

입력 2020-02-12 18:00 수정 2020-02-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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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아모잘탄 패밀리’ 효과 당기순이익 87%↑…종근당 ‘듀비에’ 호실적에 매출 1조 돌파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자체개발 신약이 국내 제약사들의 중요한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매출 확대로 열매를 맺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들이 자체개발 의약품을 기반으로 지난해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의약품의 활약에 힘입어 2015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2019년 매출액은 1조1136억 원으로 전년(1조160억 원) 대비 9.6% 증가했다. 수익성도 동반성장해 영업이익 1039억 원으로 대규모 기술수출 이래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했다. 당기순이익은 639억 원으로 87.0%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자체개발 제품들의 선전 덕분이다. 한미약품의 간판 복합신약 '아모잘탄 패밀리'는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981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과 아모잘탄에 각각 한가지씩 성분을 더한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큐', '아모잘탄플러스'로 구성됐다.

출시 10주년을 맞은 아모잘탄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CCB계열의 암로디핀과 ARB계열의 로잘탄을 복합한 세계 최초 복합신약이다.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은 국내 최초 복합신약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만 74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이상지질혈증치료 복합신약 '로수젯'도 2015년 발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로수젯은 2019년 매출 773억 원으로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 1위에 올랐고, 원외처방의약품 중 7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항궤양제 개량신약 '에소메졸',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 고혈압 치료제 '아모디핀', 뇌 기능 개선제 '카니틸' 등 총 14개의 자체개발 전문의약품이 유비스트 원외처방 데이터 기준 100억 원을 넘겼다.

회사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 기반의 근거 중심 마케팅을 통해 전문의약품 매출이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면서 "탄탄한 실적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로 선순환하는 R&D 투자 모델을 견고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 고지를 넘었다. 2018년 1조 클럽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종근당은 지난해 1조786억 원의 매출을 기록,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궈냈다.

국산 신약 20호 듀비에는 192억 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듀비에는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당뇨 치료제로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로 불리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한다.

종근당의 첫 번째 복합신약 '텔미누보'는 387억 원을 기록했다. 텔미누보는 두 가지 고혈압약 성분(텔미사르탄+S암로디핀)을 함유한 제품으로 출시 첫 해인 2013년 92억 원으로 시작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뇌기능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지난해에만 732억 원 처방되면서 연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글리아티린은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의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제품이다. 씨제이헬스케어와 공동 판매하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도 힘을 보탰다.

창사 56년 만에 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한 보령제약은 '카나브패밀리'의 활약이 돋보였다. 보령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5243억 원으로 2018년(4604억 원)보다 13.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1억 원, 당기순이익은 322억 원으로 각각 56.49%, 58.66% 늘어 외형과 수익성 모두 고른 성장을 이뤘다.

카나브패밀리는 지난해 810억 원의 외래처방액을 달성했다. 2011년 출시된 카나브패밀리는 보령제약이 18년에 걸쳐 개발한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으로, 피마사르탄 성분 단일제 '카나브'와 복합제 '듀카브', '카나브플러스', 투베로' 등 4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보령제약은 올해 처방액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잡았다.

이들 제약사는 꾸준히 R&D 비용을 지출하며 자체개발 제품을 통한 매출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 제약사 간의 경쟁이 심화할수록 블록버스터 자체개발 제품 유무가 회사의 성장성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입 상품은 자체 제품에 비해 마진율이 낮고 판권 회수 등에 따른 실적 변동의 위험이 있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탄탄한 자체 제품군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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