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우려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줄줄이 연기하고 단체활동은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7일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해마다 연초 용인시 연수원에서 임원, 본부장, 영업점장 등 1000여 명이 모이는 행사인데, 올해는 본부장급 등 40여 명만 본점 회의실에 모이고 이외 인원은 개인PC나 모바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또 전국 영업점장들이 모여 1박 2일 일정으로 영업전략 방향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부서장 연수도 무기한 연기했다. 여신심사전문가, 신용분석사 자격시험 취득 특강 등 행내 집합 연수도 잠정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말 열릴 예정이던 본부 부서장 워크숍과 이달 지점장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세미나는 개최 시기를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조정했다. 내부 회의는 가급적 전화 회의나 화상 회의로 하고 대면 회의가 불가피한 경우 참석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했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프라이빗뱅커(PB) 등 은행업무와 관련해 금융연수원이나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진행되는 집합 연수를 잠정 중단하고 사이버 연수로 대체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세무, 부동산 등 자산관리 세미나도 현재 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 예정됐던 PB 자산관리 워크숍과 이달 4∼6일 열려고 했던 고객 초청 미술행사를 취소했다. 이달 초에 잡혔던 신임 영업점장 회의도 일단 연기했다.
NH농협은행은 연초를 맞아 이대훈 행장이 지역 점포를 찾아가는 현장 경영을 잠정 연기했다. 기업여신 전문인력 양성과정이나 집합 연수 등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초대졸 대상으로 280명을 뽑는 6급 채용 전형과정 중 필기시험을 9일에서 23일로 미뤘다.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설계사 대상 연도대상을 5월 이후로 미뤘다. 손해보험은 3월부터, 생명보험은 4월부터 연도대상을 열어 한 해 영업 성과를 정리하면서 ‘보험왕’을 선발해왔다.
일부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합 교육을 당분간 중단하고, 본부별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리는 결의대회도 간소하게 열기로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당분간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 자체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