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CE부문장)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비전과 사업 방향 등을 밝혔다.
먼저 IT업계의 큰 관심을 받은 볼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사장은 "볼리가 사람을 따라오는 시연을 한 건 비전센서를 통한 볼리의 움직임을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서 였다"며 "볼리는 다른 기기와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인터랙션 디바이스'"라고 말했다.
또 김 사장은 "볼리처럼 각 기기를 인터랙션하는 디바이스가 있다면 식기세척기나 청소기가 로봇이 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볼리의 상업화 방법 및 시기, 가격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볼리의 미래는 다양한 '케어'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적비전센서를 이용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을 살피고, 후속 조치를 하는 식이다.
또 볼리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리가 사람을 계속 따라다니며 영상을 남긴다면 개인정보보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집안에 서버를 두고 모든 데이터를 안에서 처리하고 보관하는 엣지컴퓨팅 시대가 온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공개한 삼성봇 시리즈의 출시 일정도 공개했다. 김 사장은 "가격 문제로 지난해 출시하지 못했다"며 "현재 소비자들이 수용할 만한 가격대를 찾았고, 오는 6~7월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로봇인지는 아직 얘기할 수 없다"며 "아마 프로젝트프리즘의 3, 4번째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이다. 프리즘에 투영된 빛이 갖가지 색상으로 변하듯, 고객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번째 제품은 '비스포크' 였다.
김현석 사장은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번째 제품은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공개된다"며 "세탁기나 건조기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인공 인간' 프로젝트인 네온(NEON)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 사장은 "네온은 운영의 독립성을 가진 사내 벤처 성격의 스타랩스(star labs)에서 수행하고 있는 독자적인 프로젝트"라며 "나중에 네온이 잘 성장한다면 그쪽에서 사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저 퍼머넌트와의 협업으로 개발된 심장 질환 재활 프로그램 ‘하트와이즈(HeartWise)’의 사업확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하트와이즈는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만성 심장 질환 환자의 심장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생시 전문 의료진의 적기 진료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 준다.
김 사장은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고 의료비는 바싸다"며 "질병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사업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 관련) 규제가 없는 나라부터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8K TV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만든 칩을 사용하는데, 요즘에는 NPU(신경망처리장치) 등도 칩에 들어가는 등 중국에서 개발하기 쉽지 않다"며 "적어도 2년 이상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올해는 소비자 경험에 중심을 둔 혁신 제품과 유통ㆍ마케팅을 강화해 라이프스타일 가전 대표 브랜드로서의 위상과 시장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