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올해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는 총 1600억 위안(약 26조5300억 원)으로, 작년의 1219억 위안을 웃돌아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 당국이 과거와 같은 채무 상환 보증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산하 국영기업 디폴트 규모가 40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세 배 이상 커졌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은 오는 2022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조6000억 달러에 달해 빚에 의존한 중국 경제성장이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평가다.
안후이성 소재 한 중견 건설사는 지난 24일 작년 발행한 회사채 3억8000만 위안어치에 대해서 이자 상환에 실패, 디폴트를 냈다. 이 업체는 민간기업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한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에 부응, 탄자니아와 짐바브웨, 베트남 등에서 인프라 건설에 참여했다.
과거 이 업체처럼 정부와 관계 깊은 기업이 경영난에 빠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정부가 이런 기업들의 빚을 갚아줬기 때문. 그러나 현재는 지방정부 산하 자금조달업체나 국영기업들도 디폴트에서 예외는 아니다.
네이멍구자치구 지방정부 산하 자금조달업체인 후허하오터경제기술개발구투자개발집단은 지난 6일 회사채 이자 지급이 지연됐다. 올해 톈진시 정부 산하 톈진물산집단과 국영 복합기업인 중국중신집단(CITIC)의 자회사도 디폴트를 일으켰다.
한 외국 은행 임원은 “(중국 정부가 부실에 빠진 기업을 구제하는) 암묵적인 정부 보증이 일어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금융시스템에 동요를 초래할 수 있는 지방은행을 제외하면 디폴트를 용인하는 지방정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지방정부 자체도 ‘암묵의 보증’을 포함해 숨은 채무가 40조 위안을 넘어서 기업을 구제할 여력이 없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