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끝은 언제쯤일까! 수출물량은 7개월째, 순상품교역조건은 24개월째, 소득교역조건은 13개월째 하락세다. 배터리와 액정표시장치(LCD) 평판디스플레이가 부진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가격요인을 감안할 경우 부진의 폭은 더 깊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까지 하락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목적용 기계와 수출 반도체 제조용기계를 중심으로 증가한 기계 및 장비가 7.0% 상승했다. 이는 6개월만에 반등이다.
반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1.3% 하락해 7개월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중국에서 액정 공급 패널이 확대되면서 LCD 평판디스플레이가 13개월째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하락폭은 21.1%에 그쳐 역대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던 10월(-46.9%) 대비 절반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직접회로는 15.9% 상승해 10개월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기장비는 7.8% 하락해 두달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배터리부문 전지 공장이 유럽지역에서 가동되면서 관련 수출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LG화학은 폴란드에,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각각 공장을 건설해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수입물량지수는 4.2% 하락한 108.36을 기록했다. 역시 두달연속 하락세다. 직접회로를 중심으로 증가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3.5% 늘었지만, 광산품(-5.6%)과 화학제품(-8.0%)을 중심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광산품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감소에 석달째 하락했고, 화학제품도 수요부진에 두달연속 뒷걸음질쳤다.
향후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 및 장비도 10.4% 하락해 13개월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수출에서는 가격하락에 반도체 직접회로가 27.4% 떨어져 12개월 연속 내린 것이, 수입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원유 수입이 21.4% 떨어져 7개월째 내린 것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실제 10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59.39달러로 전년동월보다 25.2% 급감했다. 이는 3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다만 11월 평균값은 5.4% 하락하는데 그친 61.9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통상 화학제품이나 석탄·석유제품 가격에 한달가량 선행한다는 점에서 1개월 전 수치를 봐야한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0.2% 하락한 91.19를 기록했다. 수출가격(-10.1%)이 수입가격(-9.9%) 하락폭에 비해 더 크게 내린 때문이다. 이는 2017년 12월 3.5% 떨어진 이래 하락세를 지속한 것이다. 다만 하락폭은 하락기간 중 가장 낮았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하면서 2.8% 떨어졌다. 역시 지난해 11월(-9.5%) 이래 하락세를 지속했다. 다만 하락기간중 가장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은 물량과 금액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수입도 물량 금액 모두 하락세다. 수출은 아직까지 뚜렷이 증가한다는 추세가 보이지 않는다. 기저효과에 감소폭이 줄어든 부문도 있다. 교역조건은 하락세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많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가 하락폭이 줄면서 그 부분에서는 낙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향후 추세가 어떨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