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대한민국 해운업계 사상 최초로 여성 기관장을 배출했다.
현대상선은 12일 고해연 기관장(만 34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전라남도 화순 출신인 고 기관장은 2008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같은해 현대상선에 ‘3등 기관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9년 2등 기관사, 2011년에는 1등 기관사로 승진했으며, 현대상선에 입사한지 11년 9개월만에 기관장으로 발탁됐다.
그동안 고 기관장은 4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급에서부터 국내 최대 선박인 1만3100TEU급까지 줄곧 컨테이너선만 타 오며 전문성을 키워왔다.
또 그가 보유한 자격증은 △구명정수자격증 △파나마중급보안교육 △파나마 1기사 △파나마 기관장 △마샬 1기사 등 무려 5개다.
고 기관장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저를 믿고 격려해주신 많은 선ㆍ후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현대상선을 비롯한 대한민국 해운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선박에서 기관장은 선박 기관의 정비ㆍ운전, 연료의 보관ㆍ사용 등 기관실 전체에 관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며, 특히 기관의 안전 운용과 선박 운항에 관해 선장을 보좌하고 협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고 기관장은 인도 항로인 CIX(China-India Express) 노선에 투입된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콜롬보(HYUNDAI COLOMBO)호’에 승선 중이다.
현대상선에는 총 380명의 해상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고 기관장을 비롯해 8명이 여성 해기사로 재직 중이다. 또 12월 말에는 대한민국 국적선사 최초로 여성 선장도 탄생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에서 여성 기관장과 선장이 나올 수 있었던 데는 해상직원의 육성을 위해 교육기관 '트레이너센터'도 한 몫했다. 이 회사는 국내 유일 최신 선박모의조종 훈련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2005년 5월 설립된 트레이닝센터는 올해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 간 총 15만4040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최고 많을 때는 한 해에 2만 명의 해기사를 양성하기도 했다.
고 기관장과 여성 해기사들도 모두 트레이너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실전에 투입됐다. 트레이너센터가 실제 선박과 동일하게 구성된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 내에는 실제 배를 운항해볼 수 있는 운항 프로그램 갖춰져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의 속력과 방향을 조절하는 등 운항 실력을 기를 수 있다.
교육생들은 선박 브릿지(조종실)와 동일하게 구성된 장비와 210도의 넓은 시야각을 가진 대형스크린을 통해 마치 직접 선박을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훈련에 임할 수 있다. 특히 기상여건 등 다양한 조건을 조작할 수 있어 어떤 상황에서든 운항할 수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트레이닝센터에 구성된 선박엔진은 엔진 생산회사와 협업해 제작해 실제 엔진과 차이가 없다"며 "일본 대표 해운선사인 MOL에서도 방문해 외국인 승선원들의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너센터는 2006년 국내 유일의 해운분야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기관으로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을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해기인재 양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10년도에는 직업훈련분야 최고의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