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김 전 회장의 평소 유지에 따라 의료적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소박한 장례식을 치르는 중이다.
10일 오전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진 김 전 회장의 빈소에는 세계경영연구회 및 옛 대우그룹 관계자들이 나서 조문객을 맞았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장병주 회장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토요일(7일)부터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셨다. 특별히 남긴 마지막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우리가 마지막 숙원사업으로 진행하던 해외 청년사업가 양성 사업을 잘 유지·발전시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고인의 유지를 전했다. 또한 "연명 치료 역시 본인 스스로 거부하셨다. 유족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구회의 장병주 회장은 대우그룹 시절 김우중 전 회장 밑에서 ㈜대우 사장을 맡았던, 김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 중 한명이다.
연구회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병세는 작년 말부터 악화했다. 결국, 지난해 겨울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약 11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했으나 지난 주말(7일 저녁) 갑작스레 병세가 다시 악화해,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별세했다.
김 전 회장은 부인과 두 아들, 딸, 손주들까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영면에 들었다.
장례를 도맡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평소 연명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갑작스레 건강이 악화해 별다른 유언도 남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투병 중에도 주변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곤 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의식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 역시 김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소박하게 차려졌다.
오전 10시부터 조문객들을 받고 있는데 빈소가 마련된 아주대의 박형주 총장과 교직원들이 가장 먼저 다녀갔다.
세계경영연구회 측은 “요즘 장례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 만큼 소박하고 조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회장께서 여러 차례 밝혔다. 유족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의 오랜 투병생활을 반영하듯 장례식장에 모인 유족과 지인들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장례는 독실한 천주교인이었던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천주교식으로 진행된다.
영정 옆으로는 김 전 회장이 다녔던 성당에서 보낸 근조기가 걸렸고, 위패에는 김 전 회장의 세례명인 ‘바오로’가 함께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