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출시한 초저가 와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하반기 매출(7월1일~11월17일)을 분석한 결과 와인이 처음으로 매출 10위권에 등극하며 대중 주류의 반열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 와인 매출은 21.5% 신장하며 지난해 하반기 21위에서 올해 10위로 무려 11계단 상승했다. 주류 분류 내에서도 와인은 매출구성비 24.5%를 차지하면서 하반기 매출을 기준으로 수입맥주(20.4%)를 처음으로 제쳤다.
와인이 하반기 매출 순위 10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의 위력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도스코파스’는 4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오랜 시간 ‘고급 주류’로 불려왔던 와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며 와인 시장 전체의 신장세를 이끌었다.
또한 10월 와인장터 매출은 지난해 와인장터 대비 30% 증가하며 도스코파스발(發) 와인 대중화 추세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히 2만 원대 이하의 가성비 와인 매출이 지난해 와인장터 대비 42.4% 증가했다. 도스코파스로 와인에 입문한 고객들이 이보다 1~2단계 높은 품질의 와인을 찾은 것이다.
도스코파스는 8월 출시 이후 일평균 8000병이 꾸준히 판매되며 8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이마트에서 판매된 모든 주류 중 수량 3위, 매출액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도스코파스 92만 병이 판매됐고, 11월 중 초도 발주량 100만 병이 완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와인의 맹렬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소주는 기존에 소주를 즐기지 않았던 젊은층들이 대거 유입되며 동기간 3.6% 신장했다. 대중적으로 마셔온 소주보다 도수가 약간 낮은 저도수 소주와 25도/40도 등 고도수의 증류소주가 동시에 신장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맥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와인의 고속 신장 영향을 받아 지난해 하반기 대비 매출이 9%가량 감소했다.
가전제품에서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가 포함된 세탁가전이 40.6% 신장하며, 지난해 하반기 매출 9위에서 올해 4위로 5계단 뛰어올랐다.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는 올해 하반기 각각 47.7%, 127.8% 신장했으며, 특히 ‘크면 클수록 좋다’는 ‘대대익선(大大益善)’ 트렌드가 신장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6㎏ 대형 건조기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 수준에서 올해 1분기 60%로 급등했고 하반기에는 70%까지 증가했다. 5벌까지 보관이 가능한 대형 의류관리기는 지난해 매출 비중 45% 수준에서 현재 70%까지 올랐다.
TV 역시 초대형 사이즈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올 하반기 5.8% 신장하며 지난해보다 1단계 높은 7위를 기록했다. 이마트 TV 매출 중 65인치 이상 대형 TV 매출은 2018년 41% 수준에서 올 하반기 60%로 증가했다. 그중 75인치 이상 초대형 TV는 2017년 매출구성비 4%에서 2018년 10%까지 오른 것에 이어, 올해 20%까지 확대되며, 매해를 거듭할 때마다 2배씩 파이를 늘려가고 있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포도가 사과를 제치고 과일 매출 1위에 오르며 전체 상품 중 매출 24위를 기록했다. 특히 먹기 편리하고 당도 높은 신품종 국산포도 ‘샤인머스캣’의 인기에 힘입어 청포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2019년 하반기는 ‘와인의 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와인 매출이 증가했고 매출 10위에 오르는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었다”며, “올해 본격화한 와인의 강세와 대중화 트렌드는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