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인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 주최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가 11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90분도 안 돼 매출이 1140억 위안(약 19조 원)을 돌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불과 1시간 반 만에 사상 최대였던 작년 24시간 거래액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0시를 기해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1분 36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는 메시지가 전광판에 떴다. 이는 지난해 세웠던 2분 5초에서 시간을 더욱 단축한 것이다.
200억 위안 돌파에는 3분 22초, 500억 위안은 12분 49초의 시간이 각각 걸렸다. 1시간 3분 59초 만에 1000억 위안 돌파를 달성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에서 쇼핑 참가자가 약 5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광군제 전야제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작년 광군제 매출은 전년보다 27% 늘어난 2135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307억 달러에 달해 광군제 24시간 매출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주 월요일)로 이어지는 총 5일간 매출(약 242억 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률 6%선 유지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올해 광군제가 이런 불안을 씻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프로스트&설리번의 리처드 옹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대표는 “알리바바는 무역 전쟁 영향을 회피하고 사업을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소비에 대한 현재 심리와 신뢰감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광군제는 설립자인 마윈이 완전히 알리바바를 떠난 가운데 처음으로 치러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마윈으로부터 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대니얼 장은 지난 2015년 광군제를 현재의 쇼핑축제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니얼 장은 올해 광군제 진두지휘를 타오바오·티몰 사장인 장판(蔣凡)에게 맡겼다. 장판 사장은 대니얼 장 회장의 잠재적인 후계자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