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은 113년 역사의 사무기기 제조업체 제록스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약 23억 달러(약 2조7000억 원)에 합작사인 후지제록스를 완전 자회사화하기로 했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후지필름은 제록스와의 인수·합병(M&A)을 시도한지 1년여 만에 57년 된 합작 투자도 종료하게 됐다.
현재 후지필름은 후지제록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제록스가 가진 잔여 지분 25%를 취득하게 된다. 이를 통해 후지필름은 연간 순이익이 200억 엔(약 2100억 원)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후지제록스는 오는 2024년 1조3000억 엔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을 약 3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지필름과 제록스는 이날 후지제록스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회장이 오후 5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후지필름은 지난해 1월 말 제록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후지필름이 제록스에 매긴 기업가치는 61억 달러였다. 그러나 칼 아이칸과 다윈 디슨 등 제록스 주요 주주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후지필름이 헐값으로 회사를 인수하려 한다며 반란을 일으켜 결국 이를 저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후지필름과의 합병을 추진했던 제프리 제이컵슨 당시 제록스 최고경영자(CEO)를 축출하는 등 경영진도 물갈이했다.
이에 후지필름은 작년 6월 제록스를 대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양사간의 소송전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후지필름은 제록스 인수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이날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6.7%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