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이 10년 새 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 6932명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의 비율은 3.6%(244명)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성 임원(오너가 및 사외이사 제외)은 총 244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216명)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관련 조사가 처음 이뤄진 2004년(13명)에 비해서는 무려 18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2010년까지만 해도 51명에 그쳤으나 2013년(114명)에 처음 1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00명을 돌파했다.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1명이라도 있는 곳은 56곳이었다. 2004년에는 10곳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임원 보유 기업이 과반을 넘어섰고, 올해는 더 늘었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전체 임원의 5.2%인 55명의 임원이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16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CJ제일제당 14명 △네이버 12명 △롯데쇼핑과 KT 각 11명 △삼성SDS 10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체 임원(73명) 가운데 21.9%를 여성이 차지해 100대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15.2%)과 네이버(14.1%)도 비교적 여성 임원 비중이 높았다.
여성 임원들의 연령과 출신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 젊은 임원이 다수를 차지했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임원이 전체의 60.7%에 달했다.
출신 학부는 이화여대가 29명에 달해 가장 두드러졌다. 석사와 박사를 포함하면 이곳 출신 임원은 35명에 달한다. 전공별로는 이공 계열이 전체의 24.2%에 해당하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유니코써치는 “40대, 이화여대, 이공계를 요약한 이른바 ‘사·이·공(四·梨·工)’이라는 신조어가 대기업 여성 임원의 특징으로 요약된다”면서 “여성 임원 비율은 아직 5% 미만으로 여전히 유리천장은 높지만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