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리브라 사업 계획과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듣고자 마련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1년 반 만에 증언대에 서게 됐다. 저커버그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증언대에 선 것은 지난해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사전에 공개한 자료를 통해 ‘리브라’의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확신을 드러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은 일반인들에게 권력을 돌려주려는 것”이라며 “대중에게 자신의 돈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안전하고 안정적인 송금수단은 그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브라 사업에 발이 묶일 경우 오히려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동안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중국이 수개월 내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의 금융 리더십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리브라는 달러에 의해 지지를 받을 것이며 미국의 금융 리더십, 민주적 가치, 글로벌 곳곳에 대한 관리 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커버그 CEO는 당국의 승인이 없이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금융 당국의 승인 없이는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의원들에게 확신을 주고자 했다.
이날 저커버그가 출석한 청문회는 무려 8시간 이상 진행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리브라 사업과 관련한 의원들의 가시 돋친 질의를 견뎌내야 했다. 아울러 저커버그 CEO는 리브라 사업 이외에도 페이스북의 독점적 시장적 지위에 따른 폐단, 인권침해 논란, 사실 확인이 불가한 정치 광고 허용 정책 등 그간의 다양한 논란거리와 관련해 뭇매를 맞았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올해 6월 리브라를 도입, 내년부터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리브라가 개인정보 보호, 거래 위험, 국가 안보, 통화 정책,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안정 등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발표 이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암호화폐는 돈이 아니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