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판사는 2017년 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업체 암페렉스테크놀로지(ATL)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을 담당한 바 있다.
원고였던 LG화학이 이번엔 피고로 이름을 올린 셈이다. 체니 판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16일 배터리 업계와 USITC에 따르면 9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는 것과 함께 체니 판사가 ALJ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월부터 USITC의 ALJ로 활동을 시작한 체니 판사는 LG화학과 한 차례 인연을 맺었다. 2017년 LG화학이 중국의 ATL를 '특허 침해'로 제소한 건을 취임 후 담당했던 것이다.
당시 LG화학은 ATL이 자사의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과 관련한 미국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SRS 관련 특허는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특허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소송은 판결에 이르기 전에 ATL이 LG화학에게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내용의 중재를 신청, 양측이 합의하면서 올해 2월 종결됐다. 당시 체니 판사의 판단이 어땠는지는 알 길이 없는 셈이다.
다만, 재판 도중에 ATL의 이의제기에 대해서 체니 판사가 기각 결정을 내린 적은 있다. 지난해 11월 ATL은 특허권 논쟁의 대상이 되는 기술이 LG화학의 미국 공장과 상관이 없다는 내용의 이의제기를 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USITC에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원고가 미국에서 관련 기술을 접목해 생산을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체니 판사는 이를 기각했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ATL은 LG화학에 먼저 화해를 요청했다.
USITC와 국제 특허 소송에 대해 잘 아는 한 변리사는 "지역에 따라 특허 침해에 대한 판단이 조금씩 다른 지방법원과 달리 ITC는 행정기관이기도 하고, 판사 수도 적어 판사 배당에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다"면서도 "LG화학에 대한 비슷한 특허를 다뤘던만큼 양사에서 어느정도 신경은 쓸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판사의 배정 방법이나 성향 등은 전혀 모른다"며 "따로 언급을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법리적으로 판단을 받는 부분이라 판사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체니 판사는 지난해 3월 USITC의 ALJ로 임명됐다. 유타(Utah) 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조지타운(Georgetown) 대학 법학 센터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USITC의 법률 고문 사무소에서 일하던 체니 판사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와 사회보장국에서 ALJ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