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인기다. 부동산 규제가 전방위로 강화되는 가운데 대출도 받기 쉽고 전매 제한 기간도 짧은 규제 청정지역에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청약 조건이 까다로운 규제지역과 달리 비규제지역에선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원이나 유주택자라도 자유롭게 1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전매 제한 기간도 6개월로 짧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단기간에 거둘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특히 이르면 내달부터 시행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면서 비규제지역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상황이다. 규제지역에서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나 새로운 주거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의 청약이 어려워지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요건이 자유로운 비규제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비규제지역 청약 ‘흥행’…송도에서 올해 청약경쟁률 최고치 나와
실제 비규제지역의 청약 성적은 눈부실 정도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일대에 분양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아파트는 평균 88.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당해지역) 청약 마감했다. 49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3890명이 몰렸는데, 이는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된 2007년 9월 이후 광주에서 기록한 가장 많은 청약자 수다. 분양 관계자는 “당첨 후 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을 팔 수 있고 1주택자도 당첨이 가능한 추첨제를 적용해 지역 내 투자 수요가 쏠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대구 중구 ‘청라언덕역 서한포레스트’도 190가구 모집에 1만2165명이 접수해 평균 64.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4일 진행한 인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 1순위 일반공급 258가구 모집에서도 5만 3181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무려 206.13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이는 청약통장이 필요한 청약 사례로는 올해 나온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직전 최고치는 대우건설이 지난달 말 서울 동작구에서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기록(203대 1)이었다. 같은 날 청약이 진행된 송도국제 F20-1블록 ‘송도 더샵 프라임뷰’ 역시 398가구 모집에 4만591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15.37대 1에 달했다.
◇추석 이후 인천·광주·대구 등 비규제지역에서 분양 봇물
추석 연휴 이후에도 비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가 적지 않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경기 평택시 지제동 지세세교지구에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를 선보인다. 지상 최고 27층짜리 19개 동에 1999가구(전용면적 64~115㎡) 규모다. 지제역 역세권 단지로 지하철 1호선과 SRT를 이용할 수 있다. 이상우 익스포텐셜 대표는 “최근 인천 송도 청약시장이 뜨거운 것은 GTX-B를 비롯한 다양한 호재 덕분이었다”며 “경기 서남권에서 가장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평택 주택시장에 ‘SRT 지제역’ 효과를 볼 수 있는 신축단지 공급이 어떤 반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내달에는 인천에서 ‘루원시티 린스트라우스’(1412가구),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1249가구), ‘검단신도시 우미린2차’(442가구) 등이 분양한다. 또 지방에서 청약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광주에서는 ‘광주우산구역재개발’(일반분양 1650가구)·‘광주계림2구역재개발’(일반분양 1108가구)이, 대구 서구에선 ‘대구평리반도유보라’(일반분양 1241가구), 대전에선 ‘도마e편한세상포레나’(일반분양 1441가구) 등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이라고 무조건 청약하기보다는 단지의 인프라와 교통 여건 등 다양한 입지 요소를 갖춘 단지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은 “평택이나 검단의 경우 시장에 공급이 많이 풀린 상태이기 때문에 입지 여건과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