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시장이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풀 죽은 상태이지만 대구ㆍ대전ㆍ광주시 등 이른바 ‘대대광’만큼은 아파트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 큐레이션서비스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 가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광주 남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113만 원으로 일 년 전인 지난해 6월(952만6000원)보다 16.84% 올랐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이 0.78%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21배 높은 수치다.
이어 광주 광산구가 971만1000원에서 1103만8000원으로 13.67% 올랐다. 광주 서구도 919만8000원에서 1038만3000원으로 올라 12.89% 상승했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3위를 모두 광주가 차지한 것이다.
광주의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도 대폭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주 남구 봉선동에 있는 ‘금호2’ 전용면적 84.83㎡는 지난해 6월 2억9500만 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6월에는 3억8100만 원에 거래되면서 8600만 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주 남구 서동에 위치한 ‘서동 영무예다음’ 전용 84.93㎡는 3억 원에서 3억6000만 원으로 상승해 6000만 원이 뛰었다.
분위기를 타자 아파트 매수세도 대거 몰렸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5일 ‘대대광’ 일대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평균 94.1로 아파트 구매 의사가 서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에서도 대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이어 대구 92.3, 광주 86.5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은 85.6, 경기 87.7에 그쳤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조사와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비교ㆍ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200’에 가까울수록 그 반대를 뜻한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6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받는 대전 서구ㆍ유성구, 대구 중구, 광주 광산구ㆍ남구ㆍ서구 등 6곳을 신규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가 심사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대구, 대전, 광주 부동산시장은 비교적 규제를 덜 받은 지역으로 전매제한 기간도 짧고 대출한도도 높다는 점에서 실수요층과 투자수요층까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이 급등했다”며 “정부가 늦게나마 규제 카드를 내놓으면서 급등했던 이들 지역에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