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그을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사진제공=배익기씨)
문화재청이 이날 배씨에게 전달한 문서에는 △상주본은 현재 국가(문화재청) 소유이고 △문화재 보존상태가 많이 우려되며 △계속 반환 거부 시 법적 조치를 할 수 밖에 없고 △계속 은닉하고 문화재를 훼손할 경우 '문화재보호법' 제92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상주본은 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이다. 표제와 주석은 16세기에 새로 더해져, 간송본보다 학술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씨는 면담이 끝난 뒤 "문화재청의 요구사항은 알겠으나 자신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문화재청 측은 전했다.
문화재청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조속한 회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배씨 설득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계속해서 반환을 거부할 경우에는 강제 집행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대법원은 배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를 기각했다. '상주본의 소유권이 배씨에게 있지 않다'는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배씨는 상주본을 회수하는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
문화재청은 상주본의 훼손과 분실을 우려하고 있는 입장이다. 실제로 2015년 3월 배씨의 집에서 불이나면서 상주본의 일부가 훼손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