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상반기중 마이너스통장에서 빼 써 갚아야 할 잔고가 2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가 예년만큼 호조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조기집행 등에 나섰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재정증권 발행 잔고는 16조원, 일반회계 기준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잔고는 6조원이다. 기획재정부가 한은에 일시차입금으로 돈을 빌린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없었다.
기재부는 올 상반기 중 재정증권으로 38조868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중 2조원을 조달한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5년만에 재정증권 발행을 재개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최대 규모다.
양곡관리특별회계 등을 포함한 정부의 한은 대출금 규모는 올 3월말 현재 8조61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분기(10조2801억원) 이후 12분기(3년)만에 최고치다.
정부가 국회로부터 승인받은 일시차입 한도는 40조원으로 양곡관리특별회계와 공공자금관리기금을 뺄 경우 30조원이다. 즉, 기재부가 재정증권 발행과 한은 일시차입으로 한 번에 최대한 빼 쓸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30조원이라는 의미다.
이는 정부의 씀씀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들어 5월까지 총수입은 215조8000억원인데 반해, 총지출은 235조원을 기록 중이다. 또, 조기집행 등 적극적인 재정운용으로 올들어 5월까지 통합재정수지는 19조1000억원, 관리재정수지는 36조5000억원 적자다. 연간계획(291조9000억원) 대비 5월말까지 집행실적은 154조6000억원(53.0%)으로 전년동기(142조3000억원, 50.8%)대비 12조3000억원(2.2%포인트) 초과 집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들어 재정 조기집행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자금수요가 증가한 부문도 있었다”면서도 “상반기 중 10조원 이상 초과세수가 있었던 2016년부터 2018년까지와 단순비교하기 어렵다. 크게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세입세출에 결손이 없었던 2015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