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토종 스포츠 브랜드 '르카프'로 알려진 화승에 대한 '경영이 미흡하게 했다'는 금융당국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화승은 2015년 산은의 사모펀드에 넘어갔지만, 이후 경영상태가 악화하면서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25일부터 5일까지 'PE 관리실태 특정감사'를 진행한 뒤 최근 이같은 결과를 산은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산은의 PE 관리에 대해 총 12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KDB-KTB HS PEF의 대표펀드매니저 및 핵심운용인력의 운용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KDB-KTB HS는 산은과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투자합작회사로, 화승을 인수한 뒤 경영 개선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후 화승의 경영상태는 악화했고 최근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번에 금융당국이 산은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계기다.
그밖에 PEF 투자의사결정시 투자대상자산 가치와 위험요소 평가에서도 '주의' 조치를 받았다. 투자자산의 공정가액에 대한 평가가 소홀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책, 주의, 통보 조치를 한번에 받았다. 그밖에 내부통제 구축 및 운영 미흡, 연결재무제표작성시 지분법 투자주식 관리 소홀, PEF 업무집행사원간 협약서 조항 관리 철저 필요, PEF 운용 인력의 전문성 강화 필요, 리스크기반 성과평가 체제 강화 필요 등은 '개선요구' 처리했다.
산은은 한 달 안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르면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감사결과를 통보받은 산은 회장은 그 감사 결과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 그 통보를 받을 날부터 한 달 안에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가 산은의 PE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한 것은 화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발단이 됐다.
국산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로 알려진 화승은 1월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의 경쟁, 아웃도어 시장 침체 등의 영향이었다.
문제는 2015년 산은과 KT PE가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투자합작회사가 화승을 사들인 뒤 경영 개선 작업을 벌여왔다는 데 있다. 하지만 산은의 품에 들어온 뒤 화승의 경영난은 더욱 악화됐다. 매출액은 2015년 3047억 원에서 2년 새 2673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액은 38억 원에서 256억 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