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며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가 좌우합작을 이룬 후 광복군 창설과 이후 활동에 관해 설명하면서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은 뜻깊은 날 미국 의회에서는,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의 시초로 공식 인정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과 번영의 토대가 됐으며, 외교, 경제,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국 참전용사를 추모하고자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것을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희생에 감사 인사를 하면서 “나라를 위한 일에 헛된 죽음은 없다”며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이다. 오늘의 우리는 수많은 희생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현충원이 왜 살아있는 애국의 현장인지를 사병 묘역에 묻힌 채명신 장군의 유언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넘어 스스로 평범한 국민이 된 석주 이상룡 선생과 우당 이회영 선생의 삶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조국은 나를 기억하고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 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오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저는 다시 애국을 되새기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께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올해 순직군인을 위한 ‘군인재해보상법’ 제정 △군 복무 질병·부상 의료지원 강화하는 ‘병역법’ 개정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가 유공자 집 명패달기 계속 추진 △보훈 의료 인프라 확충 △독립유공자 합동묘역 체계적 관리 △무연고 국가유공자 묘소 국가 관리 강화 △무연고 사망자 국가 직권 등록 △사전 안장심사제 도입 △‘보훈심사 시민참여제도’ 법제화 등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명용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유전자 확보에 협력을 요청하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한 전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