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크본드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회피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펀드정보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29일 끝난 주에 미국 정크본드에서 28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달들어 4주간 총 65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작년 12월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이후 가장 긴 자금 유출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국의 관세 폭탄 돌리기가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된 영향이라고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30일 “미국은 필요하다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배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여파로 미국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2.21%로 떨어졌다.
미 국채와 하이일드 본드 간 스프레드는 이달에만 68bp 오르며 4.5%로 확 벌어졌다. 미국 정크본드 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며 작년 12월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잭 맨리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다음 경기 침체 시기를 둘러싸고 많은 불안이 있다”며 “무역분쟁이 그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채권 본드 펀드 운용사 핌코는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 기업들이 큰 부채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핌코의 요야킴 펠스와 앤드류 볼스, 댄 이바신 등 펀드 매니저들은 “금융시장의 과도한 성장과 고통스러운 조정 가능성은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PFR에 따르면 미국 중심의 주식형 펀드도 지난 주 심각한 자금 유출을 겪었다. 지난주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약 82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전주 64억 달러의 자금 순유입을 무색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