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사람들의 삶과 함께한다. 건축물은 사람과 공간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며 살아있는 역동적인 존재다."
빛과 공간을 표현하는 이탈리아 건축가인 이코 밀리오레와 마라 세르베토 부부가 21일 서울의 서촌을 찾았다. 부부의 한국 첫 단독 전시 '라이드모르핑'(Lightmorphing)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라이트모르핑'은 이코 밀리오레 부부가 빛을 통해 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융합,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자연광 및 인공광과 상호작용하는 설치, 구조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개념이다. 부부의 건축사무소 M S(Migliore Servetto) Architects의 디자인 철학과 접근법을 한국 관객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빛(조명), 구조 및 공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코 밀리오레와 마라 세르베토는 기자들과 만나 "이 전시는 공간, 빛 그리고 역동적이며 변화하는 차원의 구조 사이의 무한한 관계의 힘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은 전시장 내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세 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통해 '라이트모르핑'의 개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첫 번째 섹션은 이코 밀리오레의 습작 및 드로잉을 담았다.
이코 밀리오레는 스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제나 A6 사이즈의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생각을 요약하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스케치는 비전을 형상화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풍경에는 소리나 그림 등 다양한 것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컴퓨터로 표현하는 것은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고 했다.
2017년 DDP에서 열린 NCTS(노루 인터내셔널 컬러 트렌드 쇼)에서 선보인 16점의 '레드 라이트 아키텍처 컬렉션'도 첫 번째 섹션에서 소개된다.
주목할 것은 작품 속의 붉은 빛이 단순한 디자인 소재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과 표현된 공간 사이의 경계를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한순간을 포착한 듯한 일종의 불변의 프레임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빛과 공간이 적색 필터에 의해 변형된 단일 순간을 포착하여 표현한다. 이때 보이는 빨간색은 M S Architects의 디자인 철학과 핵심 요소를 생성하는 필수적인 매체가 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음영(Shades)'이라고 일컬어지는 'i-Mesh'라는 신소재로 제작된 태피스트리가 전시된다. 이 태피스트리는 투명함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고안된 설치물로 빛과 주변공간 및 배경의 상호작용에 따라 느낌이 변하는 개방적이고 투과성이 높은 작품이다. 질감에서 느껴지는 시각적 언어와 빛과 주변공간이 이루는 관계성을 표현했다.
마지막은 비디오 장비를 설치해 M S Architects가 전 세계에서 진행한 주요 프로젝트에 관한 나레이션을 제공한다. 토리노 Intesa Sanpaolo의 온실 내 영구 설치구조물 'α-cromactive'을 비롯하여 B&B 이탈리아의 'The perfect density',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 기간 중 진행한 도시 환경 디자인 프로젝트, 2019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Whirlpool과 협업한 'The Perfect Time', 2016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Tecno사와 협업한 'Connections, Connectors and Connectivity', 2017년 서울 DDP에서 전시된 'Coats! MaxMara, Seoul 2017' 등을 소개했다.
'라이트모르핑'은 21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지하문로 온그라운드 갤러리에서 열린다. 주한 이탈리아대사관, 이탈리아문화원, 노루그룹, i-Mesh(이탈리아 신섬유소재전문기업)가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