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를 생산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이하 마오타이)가 올해 증시에서 중국 IT 양대산맥인 알리바바그룹홀딩과 텐센트홀딩스를 능가하는 성적을 내고 있으며 미국 뮤추얼펀드 매니저 등 해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마오타이 시가총액은 1620억 달러(약 185조1822억 원)에 달해 세계 주류업체 중 최고인 것은 물론 2위인 영국 디아지오와 3위 프랑스 페르노리카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WSJ는 분석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마오타이는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움직임과 중산층의 부상에 베팅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외국인들의 투자 열기에 혜택을 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홍콩과 상하이증시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통해 마오타이 지분을 총 9.5%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금액상으로 154억 달러에 달해 상하이와 선전증시 상장사 중 가장 큰 규모라고 WSJ는 덧붙였다.
마오타이는 지난주 예비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약 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마오타이 주가는 이날 4.1% 급등한 900.20위안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선전 그랜드골드캐피털의 게리 장 파트너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는 기념일에 마오타이로 축배를 드는 것을 좋아한다. 비즈니스 연회에서도 마오타이는 인기 있는 술”이라며 “우리 회사도 올해 초 마오타이 주식을 매입했다. 제품의 희소성과 떠오르는 중산층에서의 강한 수요가 마오타이 주가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도 마오타이의 인기는 뜨겁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31명의 마오타이 전문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들 모두 투자의견을 ‘매수’나 ‘강력매수’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마오타이 주가가 고평가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마오타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6배 이상으로, 알리바바와 비슷하지만 디아지오나 중국 경쟁사인 우량예는 웃돌고 있다. 디아지오와 우량예 PER는 모두 24배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마오타이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895위안이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도 적다.
WSJ는 마오타이 실적이 중국 경제성장세와 정부의 정책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오타이는 과거 회사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한 전례가 있다. 중국 정부가 2012년 부패 퇴치 운동을 펼친 영향으로 마오타이 주가가 급락했다. 마오타이는 생산량을 조절해 제품 희소성을 높이고 유통망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에 대처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6% 늘어난 772억 위안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352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