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에 국립현대미술관의 두 개 전시가 동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MMCA서울에서 개최된 ‘윤형근’ 전시는 베니스의 대표적인 시립미술관 포르투니 미술관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5월 11일~11월 24일) 내내 개최된다. 포르투니 미술관은 저명한 디자이너였던 마리아노 포르투니(Mariano Fortuny)의 스튜디오가 그의 사후 베니스 시에 기증되면서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최근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직관’(2017), ‘비례’(2015) 등 전시를 통해 비엔날레와 함께 꼭 방문해야 할 미술관으로 꼽혀왔다.
‘윤형근’ 순회전은 지난해 8월 MMCA서울에서 개최된 회고전의 내용과 작품을 기반으로 하되, 더 커진 공간 규모에 맞게 국내외 윤형근의 작품을 일부 추가해 전시한다. 포르투니 미술관의 건축물 4개 층 가운데 3개 층을 활용해 전시가 이뤄진다. 일부 공간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한 디자이너 포르투니의 작업들이 함께 진열될 예정이다.
동시대 한국미술의 역동성을 선보일 한국미술 팝업전 ‘기울어진 풍경들-우리는 무엇을 보는가’는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주간(5월 7~11일) 동안 비엔날레 본전시관인 아르세날레 입구 해군장교클럽의 베니스 미팅 포인트에서 열린다.
베니스 미팅 포인트는 비엔날레 개막 주간 동안 미술기관, 작가, 전문가 간의 협업을 증진하고 동시대 미술의 국제적 담론의 장을 제공하고자 2015년부터 운영돼 온 일시적 플랫폼이다. 평소에는 해군장교와 가족들을 위한 전용 클럽으로 운영되나 비엔날레 기간에 예술 공간으로 거듭난다.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를 제안 받아 SBS 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개최한다.
‘기울어진 풍경들-우리는 무엇을 보는가’에는 오인환, 문경원ㆍ전준호, 함양아, 노순택, 송상희, 임민욱, 백승우, 나현, 믹스라이스 등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9명(팀)이 참여한다.
전시 작품은 주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이뤄지며, 오인환은 설치작품 ‘남자가 남자를 만나는 곳, 베니스’(2019)를 이탈리아 버전으로 현장에서 재제작하고, 문경원ㆍ전준호는 ‘프리덤 빌리지(2017~2019)를 DMZ에서의 새로운 리서치 프로젝트와 함께 선보인다. 국가, 정체성, 이념, 제도, 규칙과 같이 일상에서 생각과 행동을 제한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편성을 이야기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계기로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국립현대미술관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