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로렌스 번스-크리스토퍼 슐건, ‘오토노미 제2의 이동혁명’

입력 2019-03-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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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자동차’가 변화시킬 세상

변화에 대한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지만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뒤처지게 된다. 오늘날 자동차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 혁신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책이 나왔다. 로렌스 번스와 크리스토퍼 슐건의 공저 ‘오토노미 제2의 이동혁명’은 130년 동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 온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대가 어떻게 저물고 있는가를 다뤘다. 혁신을 주도하는 선구자들을 다룬 책이기에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지는 ‘인간 없는 자동차가 가져올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부제에 담겨 있다.

이른바 오토모빌리티는 ‘몽상가들의 놀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실현 가능성에 확신을 심어준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5년 가을에서 2016년 봄 무렵, 선구자들이 그려왔던 인간 없는 자동차의 등장이 가능성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훨씬 빨리 실현되리라는 점을 자동차 업계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미국에 국한할 때 4조 달러짜리 파괴적 혁신을 뜻한다. 오토모빌리티 시대가 전개되면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지금 치르고 있는 4조5000억 달러에서 3조9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공급가격을 1만 달러 내외로 추정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뉴욕 맨해튼에서 공유형 자율주행 택시가 보편화되면 옐로 캡을 타는 비용의 10분 1 수준에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장거리 운송비용은 5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일러 트럭의 운전자는 하루 최대 11시간 운전하지만, 자율주행 트럭은 하루 22시간까지 운전할 수 있다. 트럭 한 대가 하루 만에 배송 가능한 지역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2016년 한 해만 하더라도 미국 전역의 도로에서 사망한 사람은 3만7000여 명이다. 9·11테러도 미국이 중동에 석유를 의존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 중 하나다. 오토모빌리티 시대의 전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모든 부분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얼마 전 우리 사회는 카풀제도라는 초보적 공유경제마저 무산시켰다. 엉뚱하게도 모든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가격 인상으로 마무리 지었다. ‘와이어드’의 로빈 체이스는 이렇게 단언한다. “흐름을 저지하려고 애쓰는 도시, 주, 나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장서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가 거세다. 투쟁과 과도기가 얼마나 오래 계속되건 우리는 결국 자율주행차를 선택할 것이다.”

최근 추세는 어떤가. 실리콘 밸리의 움직임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던 미국의 ‘빅3’조차도 경쟁적으로 이동선 분야로 뛰어들고 있다. 실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를 설립하고, GM은 크루즈라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GM의 행보에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2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GM이 5억8000만 달러에 사들인 크루즈의 가치는 단숨에 115억 달러로 치솟았다. 모두가 상품화에 한 걸음 성큼 다가가기 위한 행보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왜 기존의 자동차 업계는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게 되었을까.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는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본래 실질적 가치 창출 메커니즘이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인 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동차를 만들고 파는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30년 된 전통 자동차 산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구글, 테슬라, 우버, 리프트와 같은 대담한 기업들의 행보에 의해 불이 붙었다. 마침내 전통 자동차 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드디어 오토모빌리티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꿈을 실현하는 인간의 도전 역사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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