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은 싸구려만 판다? 명품에 뮤지컬 티켓 판매까지...고급화 나선 홈쇼핑

입력 2019-03-07 11:21 수정 2019-03-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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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에디션 뉴어크 라이트’(CJ ENM)
▲‘베라에디션 뉴어크 라이트’(CJ ENM)

화장품이나 중저가 의류 등을 주로 판매하던 홈쇼핑이 변하고 있다.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꺼낸 카드는 명품 판매 등 고급화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 부분은 유럽에 있는 ‘칼 라거펠트’ 글로벌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칼 라거펠트 파리스(KARL LAGERFELD PARIS)’ 브랜드를 국내 최초이자 단독으로 출시했다. 이전에 칼 라거펠트가 직수입을 통해 국내에 출시된 적은 있지만,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의류를 개발해 발매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홈쇼핑이 명품을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명품 판매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CJ오쇼핑은 프라다와 구찌, 페라가모, 코치, 버버리, 지방시, 발렌시아가, 미쏘니, 보테가베네타, 에트로, 베르사체컬렉션 등을 취급했고, GS샵은 최근 90년 전통의 이태리 여성복 ‘아.테스토니(a.testoni)’를 단독 론칭했다. 2002년 홈쇼핑업계에서 최초로 명품 전문 프로그램 ‘클럽노블레스’를 선보인 현대홈쇼핑은 올해 미우미우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쇼핑 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은 최근 들어 뮤지컬과 콘서트, 미술품 등 문화 콘텐츠 판매를 늘리는 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9일 문화 콘텐츠 전문 프로그램 ‘더 스테이지(THE STAGE)’를 통해 관객수 총 41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창작뮤지컬 ‘그날들’의 티켓을 단독으로 판매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케니 샤프의 판화와 서핑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T커머스 업체인 신세계TV쇼핑도 최근 미술 작품을 렌털해 즐길 수 있는 ‘오픈 갤러리’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픈 갤러리는 700여 명의 작가들이 그린 원화 작품 2만여 점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합리적인 금액으로 렌털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다.

홈쇼핑 업체들의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은 최근 소비 양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그동안 홈쇼핑은 중저가 의류나 화장품 등 소위 싸구려만 판매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최근 대형마트까지 초저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제품군의 성적도 좋다. 지난해 CJ오쇼핑이 판매하는 VW베라왕 판매는 3년 새 2배 이상 신장률을 보이며 고공 행진 중이다. 실제 지난해 CJ오쇼핑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롯데홈쇼핑은 230% 뛰었다. 현대홈쇼핑의 작년 명품군 주문금액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문화 예술 티켓 판매 등은 매출에 크게 도움은 되지 않지만, 이미지 전환을 꾀할 수 있는 만큼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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