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특히 회담 장소인 하노이에 진출한 기업의 기대감은 더욱 높다. 국내 언론과 외신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업과 브랜가 노출되면서 홍보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센터 하노이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최근 롯데마트까지 개점해 ‘공짜’ 홍보 효과에 함박 웃음이다. 이에 비해, 베트남에 진출은 했지만 하노이에서 사업을 벌이지 않는 기업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호찌민에서만 점포를 운영하는 이마트와 GS25가 대표적이다.
이번 회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롯데는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롯데센터 하노이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입점해 있다. 이 가운데 센터 65층에 마련된 전망대 ‘스카이워크’는 하노이 전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숙소에서 나와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전망대를 둘러보는 깜짝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을 배우려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북 제재가 해결될 경우 북한이 가장 먼저 뛰어들 분야로 관광산업이 꼽히는 만큼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전날 하노이에 롯데마트 꺼우저이(CAU GIAY)점을 오픈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점포는 롯데마트가 하노이센터점, 동다점에 이어 하노이에 3번째로 문을 여는 매장이다. 하노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회담 이후 한국 관광객들의 베트남 방문이 늘면서 매장 유입 가능성도 높아졌다.
롯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롯데센터 방문이 예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깜짝 행보를 보일 수도 있는 만큼 현지에서 준비는 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심 아쉬운 기업도 있다. 바로 GS25와 이마트다. 이들은 베트남에 적극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 하노이에는 매장이 없다.
특히 GS25는 지난해 1월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후 이달 현재 29호점까지 오픈하며 그야말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아시아게임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사상 최초로 4강에 올려놓으면서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아시안게임 직후 한 달간 베트남 GS25의 점포당 고객은 12.6%, 매출은 13.2% 각각 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GS25의 29개 점포는 모두 호찌민에 위치해 ‘하노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GS25 관계자는 “우선 호찌민시 위주로 점포를 늘려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하노이 진출 계획은 2년 후”라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2015년 호찌민 고밥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베트남에 2호점을 추가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호찌민에 위치해 ‘김정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