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사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공익제보자임을 강조하면서 입장을 발표했다.
김 수사관은 이 자리에서 민정수석실 횡령을 폭로했다. 그는 “특감반원들은 매일 외근 활동을 하며 출장을 다니기 때문에 활동비를 출장비 명목으로 매월 100만 원 상당 계좌로 송금받고, 특활비 또는 특정업무 경비 명목으로 현금 40만 원을 개인별로 받는다”며 “그런데 특감반 데스크인 김 모 사무관은 내근직인데도 출장비 1600만 원가량을 허위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직원이 특감반 내 한 명 더 있을 수도 있다”며 “국민 세금을 허위로 수령한 만큼 반부패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은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특감반 계좌 내역에 남아있으니 이를 감추지 못할 것이다”며 “박 비서관은 응당 책임져야 하며 다른 수석실도 비슷한 불법 사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구 특감반 데스크에게 활동비를 지급한 부분은, 구 특감반 데스크도 업무시간 중 또는 퇴근 후 정보활동 및 구 특감반원들 감독업무를 하고, 이에 필요한 개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때문에 구 특감반원들 이상의 활동비가 필요하고, 그 비용을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조국 수석이 제 식구를 감싸기와 비리에 대해 눈감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조국 수석은 원칙에 맞게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염한웅 전 과학기술자문회 부의장의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 취소는 눈감았다”며 “우 대사 건도 비슷한 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나의 공익 제보에도 대사로 임명된 것은 조국 수석과 임종석 전 실장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인 송 모 씨를 특별보좌관으로 앉히고, 북한 모래 채굴 사업을 독점 확보해 송 씨에게 일감을 몰아주려 한다는 내용의 보고도 했다”며 “조국 수석도 알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혜원 의원도 마찬가지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손 의원의 말만 듣고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번 사안도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수사관은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인 관련 사건 조회에 대해선 “조회한 사실이 없다”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며 언론에 여러 사안을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또 “청와대는 감찰대상자가 공무원이라지만 영장도 없이 휴대폰을 제출하라면서 동의서를 쓸 것을 강요했다”며 “포렌식 과정에서도 참관권을 고지하지도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감찰 권한이 없는 민정비서관실에서도 불법 감찰이 있었다”며 “백원우 비서관은 민정비서관실 직원들에게 지시해 작년 10월 해양경찰청 운영지원과의 인사책임자, 인사팀장, 상훈담당자 등에 대해 휴대폰과 컴퓨터를 강압적으로 제출받고, 포렌식을 한 뒤 소환조사까지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불순물로서 모두 폐기했다고 하는데 내가 올린 보고서에는 거의 매월 민간인 정보가 있었다”며 기존 민간인 사찰 정보로 공개했던 사안에 대해 일일이 열거했다.
이에 김 수사관은 “이런 사실로 볼 때 조국 수석은 민간인 첩보를 모두 보고받고 이첩하도록 승인, 결재해줬다”며 “청와대는 민간인 보고서를 이첩했다고까지 시인했으니 민간인 사찰을 시인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 수사관은 “추가 폭로는 시기를 보고 하겠다”고 말해 폭로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