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콜시장을 대신해 RP시장을 육성해 왔다. 하지만 RP시장 역시 여전히 익일물(1일물) 거래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금융위와 채권 및 자금중개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금융위와 시장참가자들은 ‘레포거래시 유동성규제’ 관련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우선 금융위는 RP매도시 RP잔액의 일정비율만큼 현금성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1일물 30%, 2~5일물 15%, 6일물이상 0%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의무화가 처음인데다 비율도 과도하다는게 업계 측 입장이다. 아울러 단계적 도입을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1일물 20%, 2~5일물 10%, 6일물이상 0% 정도를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RP시장 거래도 1일물짜리가 93%를 차지하는 등 익일물 거래에 집중되고 있다. 담보부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콜처럼 무담보같이 거래되는 관행도 여전하다. 담보나 거래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헤어컷을 105%로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매일매일 차환하다보니 월말과 분기말엔 거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외부 충격이 왔을 때 유동성 경색도 올 수 있어 기일물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은 TF단계라 확정안이 나온 건 아니다. 다만 의무화는 없던 제도로 업계에서는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저런 점을 감안해 수준은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금성 자산은 예금과 법적으로 자금인출 우선순위를 보장받는 커미티드 크레디트 라인(committed credit line)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일 결제가 가능한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중 CD를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또, 만기 개념을 원만기와 평균잔존만기 중 어느 것으로 할지와, RP매도 잔액에 대한 현금성자산 계산을 월평잔 개념으로 도입하자는 의견들이 논의됐다.
한편 확정안은 당초 1월중 발표에서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다만 이르면 7월중에는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