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가 사실상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경상수지 흑자폭도 축소된 모습이다. 그간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반도체와 석유제품 단가 하락, 미중간 무역분쟁 등에 따른 세계교역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상품수출은 517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0.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설과 추석 등 명절효과를 제외할 경우 2016년 10월(-6.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품수입은 437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3% 늘었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4.1% 증가한 51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박(166.7%)과 석유제품(21.0%) 등은 증가한 반면, 정보통신기기(-4.2%)와 승용차(-0.7%)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출 주력 지역중 하나인 중국(-2.7%)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입은 원자재와 소비재가 각각 25.3%와 3.7% 증가한 반면, 자본재는 3.5% 감소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수출이 부진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단가가 둔화한데다 세계교역량도 둔화하고 있다. 기저효과도 있었다”며 “수입은 자본재가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작년 9월 세계교역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4.1% 상승에 그쳤다. 이는 2017년 10.6%, 작년 1~7월 누계 13.5%, 8월 8.6%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또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WTO 세계교역전망지수를 보면 2017년 4분기(10~12월) 102.2에서 작년 1분기 102.3, 2분기 101.8, 3분기 100.3에 이어 4분기 98.6으로 떨어졌다. 기준치 100을 밑돈 것이다.
최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 요인에 세계교역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내년 경상수지와 수출 증가세가 올해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작년과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각각 700억달러와 620억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전년동월 32억7000만달러에서 22억9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해상과 항공 관련 운송수지가 각각 컨테이너 운임상승과 입국자수 증가로 개선되면서 운송수지 적자폭이 전년동월 5억달러에서 1억4000만달러로 축소된데다, 여행수지 적자폭도 12억7000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11월 입국자수는 135만명으로 전년동월보다 23.5% 증가했다. 중국인(35.1%)과 일본인(40.5%)을 중심으로 늘었다. 반면 출국자수는 229만6000명으로 3.1% 증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