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치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아졌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국제유가 급락, 이익 둔화 우려와 같은 불확실한 환경이 지속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배당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이익을 투자에 쓰기보다 공유하는 기업이 선호를 받는다고 설명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에는 현금배당도 늘어나고 주가가 하락해 기말 배당을 취하려는 현물 매수세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의 배당 확대가 진행 중인 가운데 증시 조정으로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4%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내수경기 부진으로 국내 시장금리는 최근 하락 흐름을 기록하면서 2016년에 이어 증시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지난 10월 말 코스피지수가 연중 저점을 기록한 시점부터 배당수익률이 국채 10년물 금리를 역전하기 시작했다”며 “금리 하락 속에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배당 규모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현금배당을 추정하면 코스피200은 178개사에서 유통주식 기준 13조2000억 원의 현금배당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를 웃도는 현상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 주요 33개국 중 18개국에서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진국 중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보다 낮은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며 신흥국에서는 한국과 대만, 태국, 체코의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보다 높았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경제 성장세는 확장 국면보다 하강 국면에 가까워졌고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배당주의 강세는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도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를 웃도는 국가의 비중이 높은 때에 전 세계 증시에서 고배당주의 상대성과 개선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배당주에 관한 관심은 유효해 보인다”면서 “한국증시도 배당주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증권가는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지주사와 은행주가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시를 통해 향후 배당성향 70% 이상, 시가배당률을 5% 이상으로 하겠다는 배당정책을 밝혔다. 이는 SK와 LG, GS, CJ와 같은 주요 지주회사들의 지난 3년간 평균배당성향 59.8%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금을 배당 기준일 주가로 나눈 배당금 비율을 가리킨다.
KB증권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 주당 2만 원의 현금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그룹 자회사 모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지주가 주당 2만 원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도 올해 말 시가배당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이다. 대신증권은 효성의 시가배당률이 약 8~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롯데지주는 2000원 수준의 배당 가능성이 크며 SK, LG, CJ 두산은 등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배당을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한진칼은 지분경쟁으로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은행주의 시가배당률도 과거보다 높다. 대신증권은 “최근 주가 약세로 기업은행, KB금융, 하나금융 등은 배당수익률이 4.6~4.7%까지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시가배당률 2~3%대와는 확연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10% 이상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고배당주로 기업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롯데정밀과학, 우리은행, BNK금융지주, SK텔레콤, 삼성전자, KT,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등 10개 종목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다만 일반적으로 배당을 많이 한 기업보다 이익을 재투자한 기업이 향후 성장할 가능성이 커 가치평가도 높게 받는 경향이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주가 성과는 일반 기업이 더 좋고 배당주는 배당이득을 통해 총 수익률을 보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