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62조 배터리 신소재 사업 검토

입력 2018-11-21 16:50 수정 2018-11-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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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위원회서 논의..반도체 편중 해소 차원도

SK그룹이 배터리 신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배터리 분야에서 다시 한번 투자에 나서며 ‘반도체’에 이어 기업가치를 증폭시킬 수 있는 ‘신의 한수’를 둘지 주목된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SK㈜ 의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회의에서 배터리 신소재 사업 검토를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거버넌스위원회에서 배터리 신소재에 대해 설명하는 수준에서 이 부분을 토의한 것”이라며 “지주사라서 투자 대상을 활발히 물색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신소재 분야도 유망하다고 해서 보고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신소재 분야가 생소하니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투자 결정 차원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SK그룹이 지난 2016년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투명한 검토를 통해 이사회 중심의 경영 원칙을 실행하고 주주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설치한 위원회다. 경영원칙 및 경영전략, 경영계획 관련 사항, 투자 및 기획관리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즉, 거버넌스위원회에서 토의를 했다는 것은 SK가 배터리 신소재에 대한 관심을 증명한 셈이다.

SK가 배터리 신소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배터리 소재의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이온전지의 소재만 보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리튬이온전지에 적용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핵심소재 시장은 2025년 559억 달러(62조 원) 규모로 올해보다 2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와 전고체전지 등의 배터리 소재 시장도 전망이 밝다.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도 배터리 신소재에 관심을 두는 이유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국내를 비롯해 중국, 헝가리, 미국 등지에 공장을 짓거나 검토하는 등 빠르게 사업을 전개 중이다. 또한 SK종합화학과 SK케미칼이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차량 경량화 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배터리 신소재에 대한 투자가 ‘배터리 소재→배터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것은 물론, 전방위적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SK그룹의 반도체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가능성을 점쳐보는 이유다. 지난 6월 조대식 SK수펙스협의회 의장은 ‘2018년 확대경영회의’에서 “SK그룹의 어려움이 반도체 착시 현상에 가려져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룹의 반도체 의존도는 높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반도체 산업 자체의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SK로선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해놔야할 시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낸드플래시의 경우 내년부터 2021년까지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대한 반독점 규제 적용 여부 등도 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K㈜는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거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만한 곳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6년 2월 SK머티리얼즈와 2017년 8월 SK실트론을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을 강화했으며, 지난 5월엔 북미 셰일 에너지 기업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에 투자하며 미래 에너지원에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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