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정보 이용'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실형 확정

입력 2018-10-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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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 후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공개정보를 입수해 보유 주식을 미리 팔아 손실을 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12억 원, 추징금 4억9000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2013년 12월 대한항공에 경영권을 넘긴 최 전 회장은 2016년 4월 한진해운이 KDB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에 자율협약에 돌입하기 이전 자신과 두 딸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아 약 10억 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로도 실사를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의 안경태 전 회장 등으로부터 주요 경영 정보를 전달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 전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채권단 측이 요구한 고강도 자구 노력을 수용할 여건이 되지 않아 손을 들 것 같다는 내용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입수했다.

최 전 회장 측은 한진해운 주식을 매도할 당시 유수홀딩스의 대표였을 뿐 내부자가 아니며, 경영적 판단에서 유일한 조치를 한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 2심은 "최 전 회장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입수한 직후부터 14차례에 걸쳐 조금씩 나눠 주식을 매도해 일반 투자자나 시장에서 모르게 은밀한 방법을 썼다"며 "이는 단순한 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어 기업공시제도를 훼손하고 수많은 한진해운의 소액 주주를 비롯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전 회장의 범행은 다른 일반 투자자들을 버려두고 자기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질책했다.

한편 2016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같은해 6월 법정관리 신청 후 파산했으며, 지난해 3월 7일 상장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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