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스포츠산업도 암호화폐가 끌어가는데

입력 2018-10-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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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는 매년 여름이면 유명 선수의 이적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년 여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가 무려 2억2200만 유로(2970억 원)라는 세계 최고의 몸값을 기록하며 프랑스 명문 파리생제르망(PSG)으로 이적했고, 올해에는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억 유로(1308억 원)의 몸값으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깜짝 이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벤투스가 호날두에게 4년간 총 3억4000만 유로(4500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만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의 효과를 기대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전년 대비 30% 인상된 평균 시즌 티켓은 호날두 영입 소식 직후 매진됐고, 이적 직후 하루 동안에만 유니폼이 무려 52만 장이 팔렸다. 작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유니폼이 85만 장이었다니 호날두 영입으로 유벤투스는 엄청난 팬을 추가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호날두 영입 후 두 달 만에 주가가 2배로 뛰었고, 방송 중계료와 스폰서십 등의 매출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흥미로운 소식이 추가되었다. 유벤투스가 FTO(Fan Token Offering)라는 이름으로 ‘팬 토큰’이라는 토큰을 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몰타의 블록체인 업체인 소시오스닷컴(Socios.com)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2019년 1월에 토큰 발행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팬 토큰’은 거래의 목적이 아닌 구단의 유니폼을 구매하거나 팬 투표, 그리고 특별 경기의 입장권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일종의 유틸리티 코인인 셈이다. 유벤투스는 다양한 글로벌 축구팬 확보와 이들과의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프로 축구단의 토큰 발행 계획은 유벤투스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1일 프랑스의 PSG도 유벤투스와 마찬가지로 소시오스닷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토큰 발행을 발표하였다. 자국 리그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PSG와 유벤투스 모두 최고의 축구 스타 영입을 위해 지불한 고액의 이적료를 벌충하는 방안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는 점은 분명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럽 축구에서 가장 큰 시장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온라인 투자 플랫폼 회사인 이토로(eToro)가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 기성용 선수가 소속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7개 팀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후원금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단 간 선수 이적료 지급이나 연봉 지급에 암호화폐가 활용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단순 스폰서십을 넘어 암호화폐 발행을 추진하는 구단도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카디프 시티는 스포르티코(SportyCo)와 협업해 ICO(암호화폐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르티코는 과거 브라질의 아바이FC(Avai FC)와 함께 AVAI토큰을 발행해 2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기술 도입은 축구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LB, NBA, NFL 등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산업에 다양한 형태로 도입되고 있다. ICOmarks에 따르면 작년 6월 이래 스포츠 관련 ICO는 100개가 넘는다. 이미 스폰서십 차원이 아닌 토큰 발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이 강원FC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스포츠산업 도입은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 스포츠구단과의 협업으로 ICO를 진행하고 싶어도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스포츠팬 시장을 눈앞에서 놓치는 건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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