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검찰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만큼 권한도 커 많은 의원이 정무위에 배정되길 희망한다. 이번 후반기에서는 정무위를 구성하는 상임위원 24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20대 국회 정무위원장 자리는 전반기에 자유한국당이 차지했으나 후반기 원 구성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왔다. 위원장에는 민병두 의원이, 여당 간사는 정재호 의원, 야당 간사는 김종석 한국당 의원이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규제 개혁에 대한 입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책통’ 출신·‘정무위 터줏대감’…민병두 = 19대 국회 때부터 6년 동안 내리 정무위에만 몸담아 온 터줏대감인 민 위원장은 당의 경제 전략을 기획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당내에선 정책통으로 꼽힌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금지법, 편의점 및 프랜차이즈 불공정 해소법 등 꾸준히 경제 민주화와 공정 경제와 관련된 법안을 발의해 왔으며 상가권리금을 최초로 법제화하기도 했다. 이후 경쟁법과 관련한 조사·고발권을 지방자치단체에도 부여하는 공정위 전속 고발권 폐지 법안을 제출하는 등 활발한 입법 활동을 벌였다.
올해는 금융회사의 금융거래에 자금 세탁 방지의 국제 기준을 도입하는 내용의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금융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금융 혁신 특별법 제정안, 은행에 잘못된 금리 부과의 책임을 지우는 은행법 개정안 등의 법안을 내놨다. 특히 민주당에선 드물게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정부 여당이 제한적으로나마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는 쪽으로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온 그가 정무위원장이 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앞서 지난달 24일 첫 전체 회의에서 “가능하면 매주 1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도록 정례화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與 대표적인 금융·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정재호 = 정무위 여당 간사인 정 의원은 21일 후반기 정무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초선의 정 의원은 지난 2년간 정무위에서 여당 내 대표적인 금융·경제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사회조정비서관, 총리실 민정수석 등을 지내며 쌓은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지난해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예결소위는 정무위 피감기관들의 한 해 예산을 심의·결정하는 소위로 예산심사 전문성을 가진 소수 정예 의원들을 선발한다. 당내에선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과 개혁적 정책 개발에 대한 경험으로 특수 이해관계가 얽히고, 복잡한 현안이 많은 정무위의 예결소위 위원장에 적임자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고용 쇼크 등 산적한 경제 현안이 많은 시기에 금융위와 공정위 등 핵심 경제부처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정무위 예결소위 위원장으로 임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野 경제통으로 떠오른 ‘규제개혁 전도사’ 김종석 = 야당 간사를 맡은 김 의원은 현재 한국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비대위 산하 가치재정립소위·정책대안소위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 의원이 한국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규제학회장을 지내며 규제경제학 분야에서 활약한 이력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지낸 그는 당내에선 ‘규제개혁 전도사’라고 불린다.
2015년 6월 김무성 전 대표의 영입으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아 정치권에 발을 들이면서 ‘김무성의 경제 교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당이 최근 대여(對與) 투쟁의 화력을 최저임금 인상, 규제개혁 등 경제 이슈에 집중하면서 그를 찾는 손길도 많아지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31일 이투데와의 인터뷰에서 정무위 간사로서의 계획에 대해 “현 정부의 미숙한 규제 개혁 운전을 자극하고, 돕고, 격려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특히 정부의 금융 개혁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무위 차원에서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