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롬 스타일러’, ‘트롬 건조기’, ‘트윈 세탁기’ 등을 출시하며 새로운 가전 시장의 문을 연 LG전자가 ‘가정용 냉동고’ 시장도 새롭게 개척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영하 30도(℃) 이하의 가정용 심온 냉동고를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은 최근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확인해줬다. 권 CTO는 이달 중순 열린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에서 열전 반도체를 심온 냉동고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 가정집 양문형 냉장고의 냉동고 최저 온도는 영하 25도 수준이다. LG는 영하 50~60도까지 내려가는 상업용 냉동고의 기능을 일반 냉동고에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우 낮은 온도까지 내려가는 냉동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컴프레서를 2개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디자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열전 반도체를 이용하면 소음은 줄이고 가전제품의 소형화를 구현할 수 있다.
LG는 2016년 가정용 냉동고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식품을 많이 구매하고 오랫동안 보관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한 출시였다.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가정집에서의 냉동 보관 수요가 늘어나는 점 또한 냉동고 시장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당시 LG는 건국대학교 식품냉동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고, 참치회 명장을 캐스팅해 연구소에서 세미나를 열어 실제 냉동고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었다. 냉동 기술에 앞서 있는 우크라이나까지 직접 찾아가 냉동 대학교수를 초빙하기도 했다.
LG는 신개념 가전으로 여러 차례의 성공신화를 만든 바 있다. 의류건조기 ‘트롬 스타일러’는 가장 먼저 출시돼 시장을 리드했고, 이어 코웨이와 캐리어에어컨이 이와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의류관리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5년에는 드럼세탁기 아래 소형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듀얼세탁기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국내에서 다소 생소하던 건조기 시장도 먼저 진출했다. 기존 세탁기에도 건조기능이 있었지만, 뜨거운 열을 가해 건조하는 방식이라 옷감이 상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LG는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해 절전과 옷감 손상을 방지하는 건조기로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화 측면에서 당장의 판매나 매출을 떠나 고객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제품을 미리 내놓았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생활가전은 고객이 생활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가 달라지는 만큼, 고객의 숨은 요구를 적기에 포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