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료업계의 해외 수출 시장에 다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부터 동남아시아 수출 무관세가 예고되면서 국내 업계가 진출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그간 음료 수출 시장 1, 2위 자리를 차지했던 미국과 중국을 ‘언더독’ 캄보디아가 밀어내는 등 동남아시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올해 4월 기준 국내 음료업계가 2420만 달러(약 261억 원)어치를 수출해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뒤를 잇고 있다. 2016년 처음 중국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던 캄보디아는 지난해에도 미국과 함께 수출액 6000만 달러 선을 넘기며 톱2 자리를 이어가더니 올들어 급기야 1위 자리를 꿰찼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최근 2년간 수출액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도 최근 3년간 음료업계 수출국 4~5위 자리를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순위 변동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2016년 1266만 달러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지난해 2060만5000달러를 기록해 60% 이상 성장했다. 올들어 4월까지 이미 800만 달러를 넘어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지난해 수출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음료업계의 동남아 시장 공략이 활발한 것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관세율 양허 계획에 따라 2019년 1월부로 전 음료 품목에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아세안 시장의 무관세를 적극 활용해 과세 부담을 줄이고 다른 수출국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남아 시장의 약진에 힘입어 올들어 4월까지 전체 음료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한 1억3980만 달러(약 1508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수출 시장 1위를 순항 중인 캄보디아는 에너지 음료가 강세다. 캄보디아에서 ‘국민 음료’로 불리는 동아에스티의 박카스는 지난해 매출 626억 원을 기록해 전체 박카스 수출 비중의 96%를 독식하고 있다. 2014년 300억 원대를 기록하던 박카스는 3년사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 덕분에 캄보디아의 음료 수입 시장에서 최근 5년간 한국은 태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엔 동화약품이 현지 업체와 8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맺고 에너지 음료 ‘지파크’의 본격 판매에 나서는 등 에너지 음료 시장에 대한 업계의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경우 탄산음료에 비해 건강음료 선호도가 높아 쌀음료와 콩음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4년 베트남에 진출한 웅진식품의 아침햇살은 세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며 지난해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음료 매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육두유의 ‘검은콩 호두와 아몬드’는 베트남 두유 부문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정식품의 베지밀 역시 2014년 베트남 진출 이후 연평균 415%씩 성장하고 있다.
또한 자연 원료를 사용한 과일·야채 주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프랜차이즈 카페 공차는 망고 음료 신메뉴 3종을 베트남에 출시하는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베트남의 수입음료 시장 확대 등 아세안 시장 중심의 수출 확대로 전체 수출이 30% 넘게 늘어났다”며 “베트남의 경우 최근 두유 음료의 인기로 수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