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 추세에 있던 무역집중도가 지난해 다시 반등했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TC) 관련 수출이 살아나면서 기술력 우위를 점한 대기업에 무역이 편중됐다는 분석이다.
무역집중도는 전체 수출입 기업 중 상위 기업이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말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7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기업 중 연계기업 수출액은 5714억 달러로 전년대비 15.6% 증가했다. 연계기업 수입액은 4714억 달러로 전년대비 17.9% 늘었다.
연계기업 기준 무역수지는 사상 첫 10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관세청의 무역통계와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 및 영리법인기업체행정통계를 연계해 결합된 영리기업만을 대상으로 작성한 수치다. 공공행정‧국방 등 산업과 비영리기업 및 개인(외국인 포함)은 제외된다. 전체기업 중 연계율은 수출액 99.6%, 수입액 98.5% 수준이다.
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수출과 수입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세계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정보기술(IT) 고사양화 및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과, 국제유가 등 주요 교역상품의 단가상승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출입은 모두 대기업이 무역액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대비 증가폭도 압도적이었다.
전체 연계기업 수출액 중 대기업 수출액은 3787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66.3%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616억 달러(19.4%) 급증한 규모다.
중견기업은 918억 달러로 16.1%를 점유했다. 전년대비 67억 달러(7.8%) 느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은 1008억 달러로 17.6%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88억 달러(9.5%) 늘었다.
전체 연계기업 수입액 중 대기업 수입액은 2819억 달러로 59.8%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531억 달러(23.2%) 급증한 규모다.
중견기업은 706억 달러로 15.0%를 점유했다. 전년보다 48억 달러(7.2%) 느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은 1189억 달러로 25.2%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138억 달러(13.1%) 증가했다.
이에 무역집중도에서 상위 기업의 편중이 심화했다. 수출입 모두 2016년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수출의 경우 약 9만3000개 수출기업의 0.01%에 해당하는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이 2078억 달러로 전년대비 24.0% 급증했다. 비중은 36.4%를 차지하면서 전년보다 2.5%포인트(p) 상승했다.
대략 0.1%에 해당하는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액도 3819억 달러로 전년대비 19.3% 늘었다. 총 수출액의 66.8%를 차지하며 집중도가 2.1%p 확대됐다.
1000대 기업까지 보면 무역집중도는 84.3%(전년대비 상승률 1.5%p)에 달했다.
수입의 경우 17만2000개 수입기업 중 상위 10대 기업이 1341억 달러로 총수입액의 28.5%를 차지했다. 비중은 1년 전보다 3.5%p 상승했다.
100대 기업은 2569억 달러로 54.5%를 차지했다. 비중은 전년대비 2.8%p 상승했다.
1000대 기업은 76.1%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2.0%p 비중이 올라갔다.
박 과장은 “대기업의 수출이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은 반도체 수출이 50%를 상회하며 급증세를 구가했고, 단가가 큰 해양플랜트 수출이 확대됐으며,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의 경우 주력 수출상품인 직물‧섬유제품, 자동차부품 및 중소선박 등 운송장비, 무선통신기기 등 IT 제품 및 부품을 중심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