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31일 신DTI, 지난달 26일에는 DSR을 도입했다. 모두 차주의 소득을 엄격하게 보고 부채는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규제다. 당국은 제도 시행 전 선수요와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 등이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1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3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총 9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증가액(6조 원)보다 3조5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1분기에 신DTI와 DSR이 시행됐지만, 오히려 은행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1월에는 2조7000억 원, 2월 2조5000억 원, 3월에는 4조3000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4조3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2조8000억 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5000억 원을 차지했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액(2조8000억 원)은 2월 증가액보다 1조 원, 작년 3월 증가액보다 2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주담대가 결과적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반면 2금융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 대출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 증가액은 5조 원으로 작년 동기 증가액(5조5000억 원)보다 5000억 원 줄었다. 1분기 기준으로 봐도 작년 증가액(15조3000억 원)보다 1조9000억 원 줄어든 13조4000억 원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은행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데엔 DSR 도입에 따른 대출 선수요, 이사철 전세대출 증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에 따른 주택매매 거래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과 자영업자대출 증가 등이 문제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가계부채 위험요인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1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