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의 주가 흐름을 바라보는 시선은 최근 상당 부분 엇갈리고 있다.
9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신라젠은 11월 한 달에만 60.6%나 상승했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신라젠의 주가가 하락세로 장을 마친 것은 6거래일뿐이었으며, 그 사이 5차례나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연간 기준으로 시야를 넓혀 보면 신라젠의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신라젠 주가는 지난해 12월 6일 상장 첫날 종가(1만2850원) 기준으로 1년 사이 10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라젠은 718.11%가 올라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96.83%, 셀트리온제약이 178.24% 각각 오른 것을 감안할 때 폭발적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신라젠 주가 상승 배경에는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한 의료 전문매체가 펙사벡이 신장암에도 반응을 보였다는 신라젠 연구소 관련자의 발언을 보도한 것이 주가 상승세에 부채질을 했다.
반면, 신라젠의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펀더멘털에 따른 상승이 아닌 시장 과열에 따른 비정상적 주가 상승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9월 이후 신라젠의 올해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는 단 1곳이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 상승폭이 큰 데 비해 실적이 좋지 않아 다들 보고서를 내놓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증권사들도 눈치만 볼 뿐, 정확한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얘기다. 신라젠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99억 원으로 상장 이후 지금까지 이익을 낸 적이 없다. 아직 정부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도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06년부터 10년간 임상을 수행했거나 진행 중인 신약을 분석한 결과, 신약이 모든 임상을 통과해 시판 승인을 얻은 확률은 평균 9.6%였다. 신약 10개 중 1개만 시판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최선의 상황을 가정하고 투자해 주가가 오르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는 과도한 기대일 수 있으며 제품이 나와 확인하기 전까지는 신라젠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