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e스포츠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1일 글로벌 e스포츠 기업 KSV에 따르면 이 회사는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삼성 갤럭시' 팀을 삼성그룹 계열 광고업체 제일기획으로부터 인수했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개발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종목이다. 삼성 갤럭시는 지난달 초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SK텔레콤 T1을 꺾고 우승한 바 있다.
KSV의 케빈 추 최고경영자(CEO)는 "삼성 갤럭시의 뛰어난 실력은 물론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의 기반이 된 최고의 팀워크가 인수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게임단의 발전을 위해서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제일기획은 "게임단의 발전을 위해 e스포츠 전문기업에 게임단을 매각했다"며 "기존 e스포츠팀이 스포츠단과 시너지가 나지 않아 게임단이 더 잘 될 수 있는 곳으로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삼성이 수년 전부터 e스포츠 분야 사업을 축소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e스포츠대회인 WCG(월드사이버게임즈)의 후원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대회 운영권을 스마일게이트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 역시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이 중심이 된 삼성전자의 홍보 방식으로 e스포츠 지원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한국e스포츠협회 관련 의혹 수사 등이 영향을 미치며 삼성이 e스포츠에서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